글로벌 IT 선도기업인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삼성전자도 사람 음성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들 업체 간 경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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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비브 랩스 경영진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 이인종 부사장(오른쪽)이 기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애플 '시리' 개발자들이 설립한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 회사인 비브 랩스(VIV Labs) 인수를 본격화하고, 음성인식 인공지능을 탑재할 첫 번째 플랫폼으로 ‘갤럭시S8’을 언급했다.
갤럭시S8에 탑재될 음성인식 AI 비서는 대화형 서비스다. 애플의 시리(Siri)와 같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명령을 받아들이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한 비브 랩스의 개방형 AI 플랫폼을 이용해 갤럭시S8을 세탁기와 냉장고 등 자사 가전제품과도 연동할 계획이다.
비브의 AI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AI 인터페이스에 연결이 가능하다. 참여하는 개발자가 많을수록 AI 비서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많아진다.
사람 음성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는 향후 수 년 내 관련 하드웨어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AI를 기반으로 한 음성 비서 기기의 연간 생산량은 올해 180만대 수준에서 2020년 1510만대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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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구글 '홈'. |
지난해 110만대에 그친 연간 생산량이 내년 290만대, 2018년 520만대, 2019년 890만대 등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음성 비서 기기가 대중화되고 관련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는 조건으로는 음성 인식 기술 발달, 기기 가격 하락, 경쟁업체 증가,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 확대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최근 들어 현실화하는 추세다.
먼저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정확도가 100%에 근접해 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70% 정도에 머물렀던 음성 인식 정확도는 올해 95%를 넘어섰고, 동음이의어를 구별하거나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중국 바이두의 딥스피치2는 정확도가 97%에 달해 중국어의 경우 손으로 입력하는 것보다 2.8배 빠르고, 오타는 60% 적은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소비자의 기기 가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아마존 음성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쓸 수 있는 거치형 블루투스 스피커 '아마존 에코'의 미국 정가는 180달러(20만1000원)이지만 300만대 이상이 팔렸다.
휴대용인 '아마존 탭'은 130달러(14만5000원)이며, 최근에는 세일로 가격이 100달러(11만2000원)까지 내려갔다. 아울러 더 소형인 '에코 닷' 제2세대 모델은 한 대에 50달러(5만6000 원)이며 6대 묶음을 5대 가격에 살 수 있다.
구글이 판매하는 음성 비서 기기 '구글 홈'의 판매가는 129달러로, 아마존 에코보다 50달러 낮다.
SK텔레콤은 음성 비서 기기 '누구'를 최근 공개했는데, 정가가 24만9000원이지만 한시적 가격 할인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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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에코'. |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 업체 수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아마존 에코를 300만대 이상 판매한 아마존을 선두로,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운드하운드 같은 스타트업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이런 서비스들은 모두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윈도폰 등 스마트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 MS 코타나는 게임기 '엑스박스 원'에서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에 'S보이스'를 탑재해온 삼성전자는 이번 '비브 랩스' 인수를 통해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전망이다.비브 플랫폼을 통해 외부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해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은 물론 TV와 냉장고 등 모든 기기와 서비스를 AI의 대화형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외부 제휴사들과의 서비스 연동 덕택에 음성 비서의 용도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가령 아마존 에코는 음악을 틀어주고, 날씨나 일정을 알려주고, 오디오북을 읽어줄 뿐만 아니라 우버 차량을 부르거나 도미노 피자를 주문해주는 일도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내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사람 음성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를 두고 경쟁을 본격화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