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민연금의 소득분배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득분배 효과를 확산하기 위해선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5일 '최근 소득분배 추이가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갖는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소득분배의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와 빈곤율 모두 그간 악화되다가 최근 개선되는 추세"라며 특히 가처분소득(시장소득에 정부의 재분배수단인 조세·재정지출 효과가 더해진 최종소득 개념) 기준 빈곤율과 지니계수가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시장소득 기준 빈곤가구지만 가처분소득으로는 빈곤을 벗어나는 가구와 여전히 빈곤에 머무르는 가구의 가장 큰 차이는 공적연금소득 유무에 있다고 설명했다.
재분배를 통해 빈곤을 벗어난 가구 중 74.3%가 공적연금을 수급했지만 여전히 빈곤에 남은 가구 중 그 비율은 28.1%에 불과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각국의 시장소득불평등도를 감소시킨 재분배수단을 살펴본 결과 네덜란드는 재분배 영향 중 73.7%가, 이탈리아는 80.3%가 공적연금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적연금이 탄탄할수록 근로의욕을 낮춰 애초의 시장소득불평등도를 심화시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가구 중 근로소득이 0인 가구의 비중은 11.5%에 불과했지만 공적연금이 발달한 프랑스(33.9%), 독일(34.7%), 네덜란드(27.6%)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다른 회원국은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건강하고 근로능력이 높은 고령자가 많아지는 추세에도 연금에만 의존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공적연금을 강화하되 근로능력이 충분한 고령자가 근로를 통해 노후소득을 보완할 수 있을 정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목소득대체율이 아닌 실질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총표준소득대체율은 50%로 OECD 국가의 공적연금 평균소득 대체율(41.3%)을 넘어서지만 실제 연금수령액을 나타내는 총실질대체율은 25.6%로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48%) 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이는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실제 가입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에서의 근로 기간이 길어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취약층의 연금보험료를 지원하고 가입회피자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건강한 고령자가 근로하는데 장애가 되는 노동시장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고령 근로에 따른 연금 수급 시작연령과 연금액 조정에 대한 선택지 확대, 퇴직연금의 중도해지 지양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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