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재계는 피해자
경영 전념할 수 있도록 신중해야
   
▲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청문회에 재계 총수 9명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연합

[미디어펜=김영민 산업부장]"최순실 게이트가 재계로 불똥이 튀면서 내년 경영계획도 제대로 못 짜고 있는데 그룹 총수들까지 증인으로 불려다니게 생겼으니 그야말로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A그룹 고위관계자)

"최순실 게이트에서 재계는 피해자일 뿐인데 총수들을 오라가라 하면서 재계까지 흔들어 놓는 것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B그룹 고위관계자)

최순실 게이트가 국정농단을 넘어 '정경유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재계가 초긴장 상태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청문회에 재계 총수 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다.

모두 국내 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간판그룹의 수장들이다. 때문에 재계는 총수들이 청문회 과정에서 겪어야 할 망신주기, 윽박지르기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경영공백과 불안심리로 인해 경영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경영계획 짜기에도 바쁜 재계가 온통 최순실 게이트 불똥을 피하는데 집중하다보면 글로벌 비즈니스  전반에 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재계는 지금 연말 인사는 물론 내년 경영계획에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주요 그룹사들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와 총수의 증인 채택 등으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올스톱 했다.

C그룹 경영기획실 한 임원은 "매일 매일 터지는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떠들썩하다보니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고 경영환경도 예측하기 힘들어 내년 경영계획은 뼈대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정이든 경영이든 멈춤이 있어서는 안된다. 재계가 우려하는 것도 중요한 시기에 불필요한 증인 채택으로 인한 '경영공백'이다. 그룹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면 그 여파는 경영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에 제동을 거는 것이나 다름 없다.

국회 청문회에 재계 총수들이 증인으로 꼭 필요하다면 참석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공모자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지나치게 재계 옥죄기에 나선다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나아가서는 국가경제마저 위협받는 악수가 될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기업들에 대한 조사는 꼭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미 검찰 참고인 조사가 있었고 여기서 재계는 피해자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접근은 정경유착이 아닌 민간인의 국정농단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하고 끝을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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