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주사에 1조원에 육박하는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금융지주는 22일 한국투자증권이 보통주 1주당 2만74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배당금 총액은 약 9620억원이다.

비상장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배당금 전액은 한국금융지주로 가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지주사에 이 같은 '매머드급' 중간배당을 결정한 배경에는 초대형 투자금융회사(IB)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지주가 1조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지렛대로 삼아 향후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출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주사가 자회사에 출자하려면 이중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 배당으로 지주사는 출자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출자가액(장부가)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보다 자회사들의 총자산이 크다는 의미다. 부채를 활용해 자회사에 출자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지 않도록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130%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늦어도 연말 안으로 자기자본을 7000억원가량 확충해 초대형 IB 기준(4조원 이상)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3조30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안으로 이사회를 열어 수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에 쏟아부을 자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자본확충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증권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초대형 IB 육성방안은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 이상으로 구분해 자본 규모에 맞춰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는 IB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1년 이내의 어음 발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자본금 8조원 이상이면 종합투자계좌(IMA)를 운용할 수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해 원금에 수익을 더해 상환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육성책에는 증권사들이 기존의 거래중개업(브로커리지)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기업 인수·합병(M&A) 중개, 종합 기업금융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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