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 사실화 되면서 우리 부동산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정국 불안과 과잉공급 논란, '11·3 부동산대책'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때문에 그 동안 해외변수로 지목돼 온미국의 금리 인상이 발등에 불로 다가오면서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일각에서는 오는 6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11·3 대책 이후 한껏 움츠러 들었다가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던 한국 부동산 시장으로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남 셈이다.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속설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국내 정치경제 상황과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심리적 타격은 적지않은 것이라는게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장기침체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1300조원대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핵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하면서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강화된 11·24 대책까지 내놓은 상태.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경우 한국은행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시차는 있겠지만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빚을 내 집을 산 서민들 뿐만 아니라 집 장만을 준비하는 매수대기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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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금리인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2년간 쏟아진 신규 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분양물량도 상당해 건설사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평택 용죽지구에 위치한 '비전 푸르지오 2차' 전경 |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정상화 상태였다면 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따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영향으로 0.4%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비롯한 국제공인기관 등은 이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한국 경제의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경제성장률을 평균 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예상하는 2.7% 보다 낮은 수준이다.
박 교수는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국내 부동산 시장의 심리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이로 인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올해는 최근 2년간 분양시장이 쏟아낸 새 아파트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상황이라 과잉공급이라는 '시한폭탄'까지 떠 않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물량은 29만여가구이고, 올해는 이보다 약 7만여 가구 늘어난 36만여 가구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 대출이 부담스러운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은 커녕 전·월세를 전전하는 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미분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은 기존 주택시장보다도 신규 분양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나온 11·24 가계부채 대책으로 올해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단지에 대해서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강화된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경우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1차 납기일을 연기하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나마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아도 평균 금리가 평균 4~5% 내외로 부담감이 상당한 편.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까지 겹친다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인상이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기를 보이는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며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올해 분양시장의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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