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최근 2년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곳 가운데 하나였던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분위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문을 여는 견본주택 현장마다 즐비했던 이동식 중개업소(떳다방)는 찾아보기 어렵고, 침체된 분위기 탓인지 불법전매를 조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견본주택 문을 연 동탄 동원로얄듀크 비스타는 개관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동원개발에 따르면 개관 후 사흘간 2만50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 이는 '11·3부동산대책' 이후 동탄2신도시에서 집계된 견본주택 방문객 숫자 가운데는 가장 많다.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평균 두자릿수 이상의 청약률을 기록할 정도로 수도권 청약시장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우미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79대 1)를 비롯해 동탄 부영 사랑으로(55대 1), 동탄 더샵 레이크 에듀타운(47대 1) 등은 평균 50대 1을 웃돌았다. 특히 우미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의 경우 최고 경쟁률 935대 1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수도권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동탄2신도시의 뜨거운 청약열기는 실수요자들이 몰린 탓도 있지만 떳다방 업자들도 단단히 한 몫한 결과라는게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웃돈을 챙길 수 있다는 떳다방 업주들의 사탕발림(?)에 적지않은 투기세력들이 청약에 가세했다는 것이다.

그랬던 동탄2신도시 분위기가 싹 바뀌고 있는 것은 11·3 대책으로 동탄2신도시도 '관리지역'에 포함되면서 전매가 어려워지자 떳다방 업자들도 자취를 감추면서다. 

동탄 동원로얄듀크 비스타 견본주택 현장도 입장을 위해 줄을 선 방문객들과는 달리 떳다방은 한곳도 찾을 수 없었다.

   
▲ 지난 25일 분양한 동탄 동원로얄듀크 비스타 견본주택 현장. 최근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2만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떳다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석동 K부동산 관계자는 "대책 이전에는 업자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청약통장을 모아 청약하기도 했다"며 "대책이 나온 이후에는 (떳다방 업주들이) 평택 고덕신도시 등으로 빠져나갔다"고 귀띔했다.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로 매수세가 줄어들자 불법전매를 권유하는 부동산 업소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등기. 전매제한이 입주시점까지 강화된 것을 악용해 복등기 등 거래로 수요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

복등기란 매수인과 매도인(청약당첨자)이 사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와 동시에 매도인이 등기를 하고, 다시 곧바로 매수인의 명의로 등기를 하는 방식이다. 집주인이 입주를 하고 등기를 할 경우 전매제한이 자동으로 풀리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일종의 편법이다.

동탄2신도시 청계동 P부동산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막히면서 일부 업자들 사이에서 복등기 등 불법전매를 하고 있다"며 "법적 효력이 없는 계약서인 만큼 계약 당사자들 모두 위험부담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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