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뉴욕에서 미국 경제 거물들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을 포함한 시장 전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으며, 사전행사로 미국 금융계 핵심 리더인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8명과 환담했다.

이 가운데 슈워츠만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기구였던 ‘전략정책포럼’의 의장을 지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조력자로서 활약했다. 

사전환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한국경제, 자유로운 투자환경 조성, 재벌개혁, 한국경제의 중장기 미래 전망, 중견기업 지원 및 육성정책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문과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이 이어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사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북핵에 따른 리스크 고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을 포함한 시장 전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하고, “한미간 굳건한 공조를 통한 문제의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투자로만 좁혀보면 미국의 대한 투자보다 한국의 대미 투자가 많다. 한국경제는 전망이 좋고,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요청한다”면서 “한국의 새 정부는 경제 전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를 조성해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FTA와 관련해 “한미FTA 발효 이후 5년간 추이를 보면 세계 교역량은 12% 정도 감소했는데 한미 양국간의 교역량은 거꾸로 12% 증가한 것만 보더라도 한미FTA가 양국 교역과 경제발전에 기여한 좋은 증거”라면서 “앞으로 한미FTA가 양국간에 도움이 되는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이 문제를 미국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 가운데 나온 첫번째 질문이 북핵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가 아주 견실하고, 금년만 보더라도 연초 대비 주가가 약 20% 상승했다”며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국계 금융자본시장, 실물시장을 포함해 안정적인 모습을 취한 것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북핵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대처 방안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벌개혁에 대한 질문을 받은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재벌의 일부 개선 작업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민주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통해서 재벌과 대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제고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 “한국경제는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고, 재정흑자의 지속으로 국가 부채도 38%대에 머무르는 등 한국의 양호한 재정 상황을 봤을 때 한국 경제 전반의 기초와 체질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중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문제의 해결, 또 사회적 자본의 축적 같은 것에 신경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사람 중심 성장’의 큰 테두리 내에서 이와 같은 중장기적 리스크 요인 극복에도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FTA 개정 협상 방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국이 그동안 한미간에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 결과 금년 상반기에 미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전년대비 30% 감소하는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7월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131억불로 작년 동기간 188억불보다 57억불로 30.3%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께서는 “상품교역은 그렇지만 서비스교역과 외국인 직접 투자에 있어서는 오히려 미국이 흑자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 균형잡힌 호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면서 “앞으로 호혜적인 한미FTA가 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중 관계 전망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은 동맹이며 외교·안보의 중심인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역시 비중이 커졌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 또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확신 있고 솔직한 답변과 대화로 한국의 상황에 대해 크게 안도하게 되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고 더 늘려나가겠다고 화답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으며, 사전행사로 미국 금융계 핵심 리더인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8명과 환담했다./사진=청와대 제공


이번 사전환담 때 우리 측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배석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20분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2시간동안 뉴욕 금융‧기업인 200여명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사전환담 참석자 이외에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나 스위스연방은행(UBS)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탈 등 자산운용사, CBS‧MBC‧CBS‧NBC‧포브스 등 언론사를 포함한 각계의 CEO급만 100여명이 참여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금융‧기업인들을 만난 것은 몇 차례 있었으나 이처럼 최대 규모로 해외투자자들에게 경제정책과 현안에 대해 직접 질의응답을 하며 의견을 나눈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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