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드맵 없어…변호인간 협의·조정으로 해결돼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12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 공사를 지연시킨 시민단체를 상대로 정부가 제기한 34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하는 중재안을 마련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이날 한 언론은 ‘정부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 공사를 지연시킨 좌파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3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또 ‘청와대 주도로 국무조정실에 실무팀을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를 논의해왔고, 최근 실행계획의 윤곽까지 만들었다’는 보도 내용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판단할 사안으로 정부는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무조정실이나 청와대 수석실에 관련 팀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로드맵도 없다”며 “재판을 앞두고 양측 변호인단 간에 미팅과 협의 조정만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재판 중이고 법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은 양측 변호인단의 협의와 조정으로 이뤄질 뿐이며, 청와대나 정부가 (구상권 철회라는) 로드맵을 갖고 재판에 관여하거나 주도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해 3월 해군은 시민단체들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반대집회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손실금 251억원을 물어줬다며, 이 중 34억원에 대해 시민단체들에 구상권을 청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해군이 이 구상권 청구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불법시위를 주도한 좌파 단체 핵심인사들에 대한 사면까지 공약으로 내세웠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정부의 구상권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에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가 포함됐는데도 재판이 진행 중이라 철회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청와대./자료사진=청와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