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달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일본 상공을 넘기면서 태평양으로 발사한 뒤 한달동안 추가 도발에 나서지 않아 숨 고르기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18일로 예정된 중국의 19차 당대회 등이 있는 이번 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맞춰 미국의 전략무기가 대거 한반도에 전개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최첨단 이지스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이 16일부터 닷새간 동해와 서해를 오가며 우리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벌이게 된다. 항모강습단 훈련과 연합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훈련으로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한미 수상함과 잠수함 등 함정 40여척이 참가한다.

로널드레이건함은 길이 333m, 배수량 10만2000톤으로 축구장 3개 규모에 달하는 넓이의 갑판에 F/A-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70여 대를 싣고 있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공군력에 맞먹는 규모로 여기에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 추진 항모전단도 태평양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이번 한미 해군 연합훈련은 정례적인 것이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양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그래서 북한 미사일 탐지·추적·요격 훈련과 유사시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 저지하는 훈련 등이 포함돼 있다. 대함·대공 함포 실사격 훈련도 이뤄진다. 

훈련에 참여하는 핵잠수함에는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전 요원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특수전 작전부대 움직임을 감시하는 첨단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도 출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13일부터 부산항에 입항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잠수함 미시간함도 훈련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미시간함은 최장 3개월 동안 부상하지 않고 수중에서 작전이 가능하며 특히 사거리 1600㎞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을 탑재할 수 있다. 

공중에서는 B-1B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군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 공군은 17일부터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2017년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7)'에 미 전략폭력기 B-1B랜서,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F-35A 라이트닝 II 등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항모와 핵잠수함, 한미 양국의 이지스구축함과 잠수함이 총 동원되는 이번 훈련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강력하게 억지하기 위한 것이다. 일단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중국 당대회 계기에 맞춰져 있으며, 이럴 경우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9월3일 중국 정부가 공들여 준비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춰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3’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에도 “핵 개발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거부했다.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에서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에 맞서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 개발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동시에 미국의 대북전략을 담당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참모들은 같은 날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외교가 우선이며 군사 옵션은 준비해두고 있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첫 폭탄 투하 때까지는 외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으며,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더욱 정제된 수준의 대북 군사옵션을 아주 높은 태세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밖에 없길 바라지 않으나 반드시 준비해야만 하는 계획들로 규정하고 우리는 준비해야만 한다”며 “우리 군은 이 임무와 관련해 아주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최첨단 이지스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이 16일부터 닷새간 동해와 서해를 오가며 우리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벌이게 된다. 항모강습단 훈련과 연합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훈련으로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한미 수상함과 잠수함 등 함정 40여척이 참가한다. 사진은 2016년 10월16일 로널드 레이건호가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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