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깜짝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고,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는 300여명의 의장대와 군악대가 합동 사열하는 행사를 치르는 등 25년만의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한을 극진히 환대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동시 순방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전환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증이다.
다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밝히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의 완전 해제를 공개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수십억에 달하는 최첨단 군사 장비를 주문하기로 했다고 말해 미국 측은 자국의 철저한 실리를 추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양국 정상은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군사 장비를 주문하는 것으로 얘기됐다”며 “(이것은) 미국에서도 일자리 창출할 수 있는 일이라 보고 있다. 수십억원에 관련된 부분이 주문됐고 승인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 시 군사 조치 이외에 우리 동맹의 방어를 위해 누구도 필적하지 못할 전방위적 능력을 사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핵무기의 위협에서 해방된 한반도라는 놀라운 가능성을 상상해보라. 남북한 모든 사람이 한국에서 이룩한 자유와 번영, 행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11월7일부로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년 미사일 개정 지침을 채택한 것을 밝혔다. "정규군 수준으로 한국 미사일 탄두 중량의 완전 해제에 최종 합의했고, 한국의 최첨단 전략적 자산의 획득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와 인근 지역에 순환 배치하는 것을 확대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자체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해 힘을 우위로 하는 북핵 대응 원칙도 재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비로소 탄두중량 제한에 대한 완전 해제를 이끌어냈고, 미국은 한국에 대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무기 판매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최종 합의는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후 브리핑에서 “핵 추진 잠수함의 경우 구입할지, 개발할지 결정해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간 구입 또는 개발을 논의 중인 최첨단 전략자산은 핵 추진 잠수함과 정찰 전략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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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사진=청와대 제공 |
이와 함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FTA 문제도 논의됐으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간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를 촉진하기로 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해 “중요한 안보 파트너십은 우리의 영속적 동맹의 한 단면일 뿐이다. 교역도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 양국은 경제관계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 교역협상간 우리 측과 긴밀 협력해 조속히 더 나은 협정을 지시한 데 사의를 표한다”거나 “현재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한미FTA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미FTA 폐기와 관련된 단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한미FTA와 관련해 한국은 국내적 절차가 필요하고, 그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속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있었다.
그는 “북핵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위협이다. 한국은 미국에 있어서 단순하게 오랜 동맹국 그 이상이다. 우린 전쟁에서 싸웠고 평화 속에서 함께 번영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나는 우리가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이 우리가 수십년간 함께 이룩한 모든 것을 위협하게 할 수 없다”며 한미동맹과 한미FTA의 개정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발언도 남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외교 문제 해결에 한국을 배제한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균형외교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위해 우리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