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2일 입국, 이날부터 25일 출국하기까지 3박4일간 국빈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국빈으로 초청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둘째 사위가 한국에 있는 자동차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해 손녀가 한국말을 잘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지만 그의 부인은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와본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다른 민족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며, 고려인에게도 호의적이라고 한다. 이번에 방한하는 우즈벡 대표단에도 장관과 상·하원 의원 등 4명이 고려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에는 전체 52만 명의 고려인 중 18만 명 정도가 정주해 성공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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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18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비탈리 펜 주한우즈베키스탄 대사의 신임장을 제정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13년간 총리를 맡아 그를 보좌한 인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 국가 중 비교적 우리나라와의 교류가 활발히 이어져 온 국가”라며 “1991년에 독립한 우즈베키스탄은 이듬해인 1992년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해 올해로 양국 수교는 25주년을 맞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양국 정상간 교류도 활발해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은 8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도 우즈베키스탄을 5차례 방문해 총 13차례의 정상 교환 방문이 있었다.
이번 방한 역시 오래 전부터 우즈베키스탄의 요청을 받아 확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방한이 새 정부가 맞는 첫 국빈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각별한 관계를 이어 온 우즈베키스탄이 북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의 비핵화를 이끌었을 정도로 핵 없는 세상을 바라는 열망이 크고 북한 대사관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460개 정도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고 플랜트 수출액은 106억 달러 규모다. 청와대는 우즈벡 내 인프라 건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경제개발 경험 공유, 금융협력 등 총 8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방한 이튿날인 23일부터 공식 일정을 갖는다. 이날 오전9시 한·우즈벡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이어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국빈자격으로서의 청와대 공식행사에 참석한다. 공식환영식과 한·우즈벡 정상회담에 이어 협정 서명식을 가진 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초청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다음날인 24일로 예정됐던 국회연설은 우즈벡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
국회연설 일정을 조율해 온 국회 대변인실은 22일 “우즈벡 측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한국 국민과 국회를 대상으로 연설하는 것이 자기들의 정치문화와 정서상 적절치 않다며 정중히 우리 측에 연설 취소에 대해 양해를 구해왔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4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을 예정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우즈벡을 방문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이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와도 면담한다. 두 나라간 실질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