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중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참석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장에서 중국 측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들을 제지하다가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베이징=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방중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참석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장에서 중국 측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들을 제지하다가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폭행사건의 발단은 문 대통령이 개막식장에서 연설과 타징행사를 마치고 개막식장 뒤편에 있는 우리 기업부스 2~3곳을 돌아보던 중에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아모레퍼시픽 부스에 들렀다가 맞은편 홀로 이동하던 이날 오전 10시56분쯤(현지시간) 동행하던 한국 측 펜기자와 사진기자, 카메라기자들을 중국 측 경호원들이 제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문 대통령과 경호원들만 빠져나간 상태에서 느닷없이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의 사진기자 한명의 멱살을 잡고 뒤로 세게 넘어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바로 뒤편에서 지켜보던 다른 한국측 기자에 따르면, 넘어진 한국 기자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누워 있었고, 이 장면을 또 다른 한국측 사진기자가 촬영하려고 하자 중국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려고 했다고 한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중국 측의 폭행사건은 오전11시쯤부터 다시 이어졌다. 한국측 기자들이 모두 문 대통령이 이동했던 맞은 편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로 이동했으나 홀 입구에서 다른 중국측 경호원들이 우리 기자들을 또 막아섰다고 한다.

한국 기자들이 비표를 보여줘도 제지하는 중국 측 경호원에 한국 기자가 항의하면서 양측에 시비가 붙었고, 중국측 경호원들이 항의했던 한국 기자 한명을 복도로 끌고나가 구타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춘추관 직원들과 일부 한국 측 기자들이 말렸지만 중국측 경호원 15명 이상이 한국인들을 삥 둘러싸고 주먹질을 시작했다. 급기야 한 중국 경호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한국 기자의 얼굴을 발로 차서 강타했다. 이 장면은 우리 측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존재한다.

얼굴을 발로 강타당한 한국 기자는 오른쪽 눈두덩이가 심하게 붓고 양쪽 코에서 피가 쏟아졌으며, 이를 말리던 춘추관 직원들에게도 중국측의 폭행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폭행당한 한국 기자 두명은 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대통령 주치의를 통해 대통령 전용으로 계약된 현지 병원으로 이송돼 MRI와 CT 촬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폭행 당한 한국 기자의 안구에서 출혈이 발생했고, 구토 증세가 있어서 MRI와 CT 촬영을 했다”며 “사건 발생 즉시 조어대에서 안보실장과 경호처장, 정책실장이 모여서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폭력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외교부가 중국측 외교부를 통해 강력 항의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신속한 진상파악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폭행사건의 당사자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국 공안이 아니라 우리 코트라와 계약돼 있는 보안업체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코트라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전시행사와 관련해 코트라가 현지 보안업체와 계약해 약 190여명의 경호원들이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사설 보안업체에서 파견된 경호원들이라는 설명이지만 이들의 경호 지휘는 중국 공안이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휘 책임은 공안에 있고, 폭행 책임은 해당 당사자의 문제로 보인다”며 “래서 이번 사건은 좀 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고, 해당 폭행 당사자를 찾는데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코트라측에서는 “보안업체 계약은 코트라가 했고, 경호원들의 관리감독은 공안이 한다”면서 “이번 경호업체 계약은 공안이 지정해준 곳을 코트라가 계약하고 비용을 대는 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