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학 학생‧교직원 300여명, 연설 끝나가 기립박수
   
▲ (베이징=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대학교에 도착해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기에 앞서 재학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베이징=미디어펜 김소정 기자]“지금 중국 청년들 사이에 ‘한류’가 유행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중류’는 더욱 오래되고 폭이 넓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은 중국의 게임을 즐기고,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로운 유행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북경대학교에서 연설을 끝내자 학생들과 교수, 교직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강연 도중에 나온 박수만 해도 14차례에 달했다.

문 대통령의 양꼬치와 칭따오, 마라탕 언급 때 청중들의 호응은 매우 좋았다. 연설이 끝나자 사회자가 ‘북경대학 식당 마라탕도 괜찮습니다. 여기 여학생들이 증명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호응할 정도였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전10시(현지시간)부터 약 1시간동안 북경대학교에서 교수와 교직원,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북경대 유학생 및 학생 50여명이 양국 국기를 들고 환영했으며, 일부 학생들과 문 대통령은 포옹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류’와 ‘중류’를 언급하면서 “한국에는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다. 이웃이 친척보다 더 가깝다는 뜻이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 가까움 속에서 유구한 세월동안 문화와 정서를 공유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의 문물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창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문물들은 다시 중국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면서 “비취색으로 빛나는 고려청자, 세계 최초로 발명된 고려의 금속활자, 조선의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 등은 당대의 중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중국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이것이 한류의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공통의 정서를 바탕으로 이어온 역사가 길고, 서로 함께하는 추억이 많기 때문에 한류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92년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눈부시다는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오랜 세월 쌓아온 추억과 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양국 관계의 발전은 한국과 중국 국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했으며, 동북아가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협력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으로도 그랬다. 중국이 번영하고 개방적이었을 때 한국도 함께 번영하며 개방적인 나라로 발전했다. 당나라와 한국의 통일신라, 송나라와 한국의 고려, 명나라와 한국의 조선 초기가 양국이 함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대표적인 시기이다. 그럴 때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였고, 중국이 이끄는 동양문명은 서양문명보다 앞섰다”고 말했다.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을 이어간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 저는 단지 경제성장뿐 아니라 인류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통 큰 꿈을 보았다”며 “민주법치를 통한 의법치국과 의덕치국, 인민을 주인으로 여기는 정치철학, 생태문명체제개혁의 가속화 등 깊이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법과 덕을 앞세우고 널리 포용하는 것은 중국을 대국답게 하는 기초입니다.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을 신뢰하게 하고 함께 하고자 할 것”이라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추구하는 시 주석의 말에서는 중국 인민을 위해 생활환경을 바꾸겠다는 것뿐 아니라 인류가 나아갈 길에 중국이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호혜상생과 개방전략 속에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견지’하겠다는 시 주석의 말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중국은 단지 중국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그 존재가 빛나는 국가이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인류에게는 여전히 풀지 못한 두 가지 숙제가 있다. 첫째는 항구적 평화이고, 둘째는 인류 전체의 공영”이라며 “저는 중국이 더 많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개방과 관용의 중국정신을 펼쳐갈 때 실현가능한 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도 작은 나라이지만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그 꿈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 중국측에서 교육부 부부장,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 하오핑 서기, 린젠화 총장, 부총장, 베이징대 외국어대학, 국제관계학, 옌징학당, 역사학부 각 교수, 학생, 유학생들이 참석했다.

리젠화 북경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며 “이익을 보고 사귄 친구는 이익이 다하면 헤어지고, 기세를 보고 사귀면 기세가 다하면 헤어지고, 오직 마음으로 사귄 친구만이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 국가간 발전도 국민들간 통해야 한다. 문화적으로 상통해 인문교류에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좋은 관계이다. 중한 인문교류는 만물을 윤택하게 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