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중재파를 향해 "중재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 (통합에) 함께 해준다면, 2월 13일에 통합신당 창당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제안을 했다.
이에 대해 중재파는 안 대표가 2월13일 조건부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제 사퇴가 더욱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저는 그 선택을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다만 리베이트 의혹 때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 있던 때와는 다를 것"이라며 "직위와 관계없이 전면에 나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힘을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중재파 의원들은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이 '통합전 조기사퇴'라는 기존 중재안을 안 대표가 거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안 대표가 이미 '통합 후 백의종군' 입장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이번 입장 발표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해석이다. 오히려 중재파 합류를 조건으로 달아 이전보다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 주승용·이용호 의원 등 중재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박 부의장실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안 대표의 조건부사퇴와 관련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말은 사퇴라고 하지만 통합전당대회가 끝나면 국민의당은 소멸되고 대표직도 소멸되는 것이니 그건 사퇴가 아니다"라며 "통합전대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건데 그럼 중재파 제안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주승용 의원 역시 "안 대표가 중재파들에게 공을 던진 것으로,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안 대표의 결정에 따라 우리의 통합신당 합류가 결정돼야지, 중재파가 먼저 결정하라는 것은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의원은 "전제를 달아서 사퇴를 말하는 것은 중재파의 진정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안 대표의 역제안에 대해 (중재파들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재파 의원들은 다음날인 2월1일 오찬 회동을 갖고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에 대한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일단 (중재파) 전원이 모이지 않았고 바른정당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국민 여론은 어떨지 볼 필요가 있어 내일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다만 끝까지 (중재파가) 행동통일을 함께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안 대표의 사퇴 발언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안철수 대표의 조건부 사퇴 발언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저는 늘 통합개혁신당 성공을 위해서 안 대표와 제가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을 해왔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말했다.[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