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단기간에 자금운용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 금리 상승시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이 저금리 환경에 대응해 자금운영 과정에서 고수익을 위해 위험추구 성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자료제공=한국은행


보험회사는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하는 매도가능채권 보유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보험회사의 전체 보유채권 중 매도가능채권 비중은 2013년 말 68.6%(186조원)에서 2016년 말 72.1%(235조원)로 확대됐다. 증권회사도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고수익원인 우발채권 늘리고 있으며 신용카드 회사 역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 대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자금운용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 금리 상승시 비은행권금융기관의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충격흡수능력이 제고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통화정책의 완화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 누적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가계신용의 경우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가계부채 총량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계의 소득대비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점차 상승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가계부채 누증은 장기적으로 소비를 억제해 실물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또한 금융기관의 대출이 특정업종이나 차주에 편중되는 집중 리스크가 확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관련 업종의 익스포저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차주별로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정부문에 대한 대출이 전체대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증가세가 빠를 경우 시장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악화 등에 따라 부문의 부실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은 경제가 장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경제회복에 따라 완화정도의 폭이 적절히 조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금융불균형 누적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해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잠재한다.

한은은 “완화기조의 장기화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과 이러한 불균형 누적이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하면서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