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임기가 대부분 3월에 만료되면서 ‘3월 주총’에서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노동이사제)가 선임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 금융지주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24명의 임기가 다음 달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종료된다.
KB금융은 최영휘 이사회 의장과 이병남, 김유니스경희 이사 등 3명의 후임으로 선우석호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임기가 종료된 8명의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 5명은 재추천하고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최경록 CYS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한다.
하나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윤종남 의장과 송기진, 김인배, 윤성복, 양원근, 박원구 이사 모두 내달 23일 임기가 완료된다. 농협금융은 민상기, 손상호, 전홍렬, 정병욱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선임될지 여부다. KB금융 노조가 다음 달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또 다시 노동이사제 추진에 불을 지피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회사는 지난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의결권 지분이 0.1% 이상이면 주주제안이 가능해졌다. 실제 우리사주 지분(0.18%)를 활용한 KB금융 노조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주총 안건으로 사외이사 선임안을 상정했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7일 ‘노동자 추천 이사회’를 추진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한데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권 교수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노동경제학 권위자로 노사관계 전문가로 꼽힌다.
노동이사제를 찬성하는 측에선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영진 고유 권한을 흔들어 경영 효율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노조의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변질될 경우 인사권이나 임금협상을 비롯한 각종 노사협상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견제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는 하나 노동이사제가 악용될 경우 경영권 훼손 등 각종 노사협상에서 압박카드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