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오전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9년만의 관계 격상이자 중동 국가에서 첫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소재 UAE 대통령궁에서 열린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내용에 합의하고, 양국간 에너지‧인프라‧방산‧보건의료‧4차 산업혁명 등에 있어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과학‧ICT,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 등 5개 분야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UAE는 중동 국가 중 우리와 거래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이다. 특히 양국은 원자력발전소, 방위산업, 보건의료, 정보통신기술 등에서 협력 분야가 많아졌다.  

또 두 정상은 외교부‧국방부 장관간 ‘2+2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 ‘외교장관간 전략대화’ 활성화 및 경제공동위 연례 개최를 합의했다.

‘2+2 차관급 협의체’ 및 ‘외교장관간 전략대화’는 올 초 위헌 논란을 겪었던 한‧UAE 간 비밀군사협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 창구로 마련됐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당시 원전 수주를 대가로 UAE 측에 유사시 한국군을 자동파병하겠다는 내용의 비밀군사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기업이 UAE 에너지 시설과 관련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에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루와이스 해상 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 폐열회수 프로젝트 수주 등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이 UAE의 에너지·인프라 건설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모하메드 왕세제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과학·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산업·에너지 협력채널 구축, 특허행정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MOU(양해각서) 5건을 체결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UAE 전몰장병 추념비인 ‘와하트 알 카라마’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UAE 전몰장병 추념비를 방문한 것은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다. 와하트 알 카라마는 ‘존엄의 오아시스’라는 뜻으로 UAE를 위해 헌신한 순교자와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2016년 11월 개관한 전몰장병 기념비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영웅들의 용기와 희생이 UAE를 존엄한 오아시스로 만들었습니다’라고 남겼다. 청와대는 “UAE 호국 영웅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양국 간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동포간담회에 참석하고, 다음날인 26일에는 모하메드 왕세제와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UAE 순방 마지막 날인 27일 문 대통령은 UAE에 파견된 아크 부대를 격려 방문한 뒤 두바이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를 면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