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클린디젤 이미지 소멸
최근 잇따른 디젤차 화재, 불안심리 급증
정부 환경규제 강화…운행 중인 경유차도 NOx 검사
틈새시장 활용한 친환경차 기세 등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강화되고 있던 환경규제에 불을 당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이어 BMW차량화재사고가 이어 지며 디젤차가 애물단지화 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정부가 디젤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더욱 강화시킬 전망이어 갈수록 설자리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친환경차량들이 반사이익을 통한 시장반전을 기대하고 있고 차급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 디젤게이트로 시달린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고객신뢰도 하락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사진=미디어펜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환경부는 내년부터 새 차가 아닌 운행 중인 경유차까지 정기적으로 배출가스 검사를 받고 질소산화물(NOx) 기준을 통과해야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자동차 업계는 일단 신차 인증 때 배출가스 기준만 충족하면 운행 중 배출가스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새 제도에 따른 기술·비용 측면의 추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디젤차 규제 강화가 결국 소비자의 디젤차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당장 내년 1월 1일 이후 제작되는 중·소형 경유차 중 수도권 등록 차량은 2021년 1월 1일부터 자동차 종합검사(정밀검사)를 받을 때 기존 매연검사뿐 아니라 질소산화물 검사도 받아야 한다.

대상 차종은 승용차와 35인 이하 승합차, 차량 중량 10톤(t) 미만 화물차, 특수차량 등이며 시행지역은 서울과 인천(옹진군 제외), 경기도 15개 시다.

정기 종합검사를 통해 질소산화물 기준치 초과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차량 소유자는 정비업체에서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SCR), 질소산화물 흡장 촉매 장치(LNT) 등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고쳐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업체에게만 부담됐던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운전자에게까지 전가시키는 것으로 연비와 힘을 고려해 선택해 오던 고객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선 디젤라인업을 축소하고 있고 디젤차량을 대신해 친환경차량에 대한 투자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의 이같은 결정은 높아진 환경규제를 맞추려면 대당 평균 200만원 가량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판매가 미진한 승용 디젤라인업을 굳이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가 기존 디젤차량 일부 라인업을 단종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디젤모델이 주력인 SUV의 경우 싼타페는 지난 2월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규제를 맞췄고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통해 기준을 충족시켜 출시됐다.

이처럼 승용의 디젤 라인업 생산 중단으로 과거 디젤엔진이 자랑하던 고연비와 친환경요인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수소차 포함) 같은 모델들이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하면서 디젤차량에서 친환경차량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 현존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승용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승용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만4033대가 판매돼 전년동기대비 72.2%나 급증하면서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30.5% 늘었다.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디젤 모델 판매가 주춤하며 수입차 역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수요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판매량 중 가솔린모델의 점유율은 44.9%로 전년의 41.3%보다 3.6%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디젤 몰락이 하이브리드 전문 브랜드인 일본 토요타에는 반사이익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같은 기간 1만41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나 늘었다. 토요타의 같은 기간 판매량은 9620대로 전년보다 54.2% 증가했다. 렉서스는 7017대가 팔렸다.

독일 브랜드들도 디젤 차량이 환경오염 이미지와 함께 까다로운 인증 등으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어 향후 디젤차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식의 눈속임으로 환경규제를 맞추려했는데 BMW는 배출가스를 태우는 기술력을 앞세워 환경규제에 정면 승부했지만 이에 따른 과부하로 한국에서 잇따른 차량 화재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디젤차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어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향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일 브랜드들이 디젤엔진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고연비와 클린 이미지가 사라지고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친환경차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