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채권단 "아시아나 두 번 다시 없을 매물"
재계 "부채 너무 많아…떠안아야 할 부담 걸림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제선 노선 70여개와 항공운송면허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채 규모가 큰데다 최근 항공 업황이 좋지 않아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인수 후보에 오른 기업들은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 25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을 통해 자사 보유 지분 31%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오는 9월까지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을 추려 10월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SK·롯데·한화·GS·CJ·애경 등 주요 기업들은 아직 인수를 위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인수 의사가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 기업들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것에 대해 ‘매물 기업의 몸값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부터 ‘인수가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금융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취득하기 까다로운 항공운송 사업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평가다.

   
▲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때문에 이들은 기업들이 관심은 있지만 속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매각 초부터 ‘인수 경쟁’이 시작되면 매물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본입찰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뜻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가 워낙 커 “관심 없다”는 기업들의 이야기가 없는 말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7032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72억원에 그쳤다. 여기에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전체 항공기 중 리스 항공기는 60%가량으로, 한 해 부담해야 하는 리스 비용이 2조 원이 넘는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전에 대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들 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을 경우 떠안아야 할 부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난항”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비공식 채널로 인수 관련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이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는 ‘통매각’ 보단 ‘분리매각’이 유리할 수 있다는 진단이 있지만,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박 사장 역시 “일괄 매각 하는 게 원칙”이라며 통매각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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