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아시아나 인수 관련 투자설명서 검토 중
재계 "자금 확보 어려울 것…인수 가능성 낮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행동주의펀드 KCGI가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 인수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자금 마련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투자설명서를 받아서 검토하는 초기 단계를 거치고 있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달 25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을 통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다음 달까지 예비입찰을 마친 뒤 오는 10월쯤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 한화, CJ, 애경 등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애경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검토한 바 없다”며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강 대표가 아시아나 인수에 관심을 표하자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인수의 관건인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KCGI는 SI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주주행동주의 펀드와 대기업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또 일각에선 한진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밀리게 되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KCGI는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며 총수 일가를 견제해왔지만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계획이 꼬이게 됐다.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한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전개될 표 대결에서 KCGI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KCGI가 코너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 항공업 전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기업의 재무개선이나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업계에서는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9조원에 육박하고, 인수금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KCGI가 해당 자금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KCGI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는 항공업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 보다는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이 KCGI와 손을 잡아줄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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