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현대제철연구소 연구원들이 자동차용 강종 테스트 작업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제철이 외형 확장 기조에도 주가가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1고로가 가동되기 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조선, 자동차 등 전방 산업과 줄다리기를 이어 온 후판·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제철 주가는 전날보다 1.77% 내린 3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8월 5만3000원대였던 현대제철 주가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이용도 전 부회장의 퇴진, 강학서 전 부사장의 전보(로템) 등 경영진 교체 악재와 고로설비 투자에 대한 우려감이 일었던 2007년, 환율 쇼크로 급락했던 2008년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이 높아져 철강제품의 생산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하락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올 2분기 별도 기준으로 봉형강 판매단가 상승과 자동차용 강판 판매 증대 등에 힙 입어 전년 동기 대비 외형성장을 이뤘다.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8% 증가한 5조17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원자재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과 중국 자동차시장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무려 34.7% 감소한 2183억원을 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70달러 선에 머물렀지만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인 발레의 브라질 댐 붕괴로 인한 수급 차질에 따라 지난해 7월 한때 124.0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3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85.79달러로 낮아졌지만 상승한 철광석 가격은 하반기까지 분산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후판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은 한창 진행 중으로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존 재고 등으로 인해 현재 80달러대로 내려온 철광석 가격이 아닌 상반기 가격을 기준으로 보고 톤당 4만~5만원 인상을 요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후판 가격 역시 동결로 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후판 가격 협상은 국내 다른 철강사와 조선사의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라며 “현대중공업의 매출원가율은 여전히 96%대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아 올 하반기에도 후판가 인상 요구가 온전히 관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력 제품 자동차강판 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은 지난 2년간 동결 상태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철강제품 가운데 자동차강판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47.9%에 이르러 하반기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은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에 달려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올 2분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뒷걸음 친 것은 현대제철 뿐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완성차그룹의 생산량 축소를 통한 재고소진은 마무리됐다”며 “상반기부터 시작된 신차출시를 통한 물량증가가 하반기에 이어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기대돼 자동차용 강판의 가격인상 여부와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30~40달러 수준의 인상 카드를 내밀고 협상 중에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외 철강수요 산업 침체로 철강 주가는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인 추세”라며 “현대제철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철강사가 마주한 대내외 걸림돌에 수익성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전방 산업들의 일부 양보가 필요할 때”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