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천영식 KBS 이사가 14일 자신의 저서 ‘천영식의 증언-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 출판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필했던 이력답게 이날 행사에는 전 정부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북콘서트 축사 연단에는 이인제 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의원부터 나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언주 무소속 의원 등이 차례로 올랐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황 대표는 서한을 보내 축하의 뜻을 밝혔다.

행사장에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조대환 전 민정수석, 강석훈 전 경제수석, 허원재 전 정무수석, 김성우 전 홍보수석,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육동인 전 춘추관장, 이영선 전 행정관 등 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굵직한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국당 소속 구청장으로 있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물론 서병수 전 부산시장도 자리했다. 얼마 전 천 이사와 함께 ‘자유미디어국민행동’을 발족한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장겸 전 MBC 사장 등도 참석했다.

축사에 나선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청와대 참모의 사실상 첫 기록물인 저서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조국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규탄함과 동시에 보수 통합에 대한 목소리도 냈다.

황 대표는 서면 축사에서 천 이사의 저서를 두고 “청와대 마지막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일하며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록한 책이어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며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 정권의 오만과 독선 앞에 한국당과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책무는 하나로 똘똘 뭉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병석에 계신 박 전 대통령님의 조속한 쾌유를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고도 전했다.

연단에 오른 나 원내대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나라를 위한 판단이라고 했지만, 판단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반추해보며 시작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이는 이 정권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한마음, 한 생각으로 극복하는 것”이라며 “큰 지향점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숨 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오 전 시장은 “조국 정국으로 보수 진영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지지부진했던 보수 통합 논의가 실종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며 “(통합에) 기폭제가 될 좋은 책이 나왔다”고 환영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입장이 팽팽하게 지속하는 한 제대로 된 통합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게 정말 서글픈 현실”이라며 “읽어보니 절충점을 잘 찾아놓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상대 진영에 있었던 이 의원은 “부끄럽게도 (당시) 진영 논리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가짜뉴스를 보고 섣불리 분개해 화를 내고 모진 말을 한 적도 있다”며 “모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며 “정치인으로서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저자인 천 이사는 “내일을 위해 박근혜 시대를 이야기하자는 것이지, 박근혜 시대 자체를 위해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고 집필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저서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을 다루며 ‘박근혜 시대’에 대한 고민과 객관적인 평가가 담겼다. 천 이사는 “과거를 한마디 언급하지 않고, 미래를 언급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표를 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날 북콘서트를 가진 천 이사는 문화일보 공채 1기 출신으로 23년간 정치부 기자 생활을 했고, 3년간 워싱턴 특파원도 지냈다. 2014년 7월부터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고, 이후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와 홍보 콘셉트, 행사 기획 등을 담당했다. 현재는 계명대 광고홍보학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당 추천 KBS 이사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