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가계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여신건전성 관리와 채무상환능력 등을 감안해 가계의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일반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부업 등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기 위해 무조건 규제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실수요자의 피해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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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의 일반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예대율 규제 역시 대출문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은행의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7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일반 대출태도 역시 -7로 지난해 전분기 -10에 이어 2분기 연속 대출태도가 강화됐다.
대출태도 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많다는 의미다. 마이너스(-)의 경우는 그 반대 의미다.
여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新)예대율이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비중을 지난해보다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예대율에 따르면 기업대출 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15%포인트 낮춰 적용한 반면 가계대출 가중치는 115%로 15%포인트 높게 적용한다. 이는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몰린 자금이 기업대출로 흘러들게 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이지만, 다시 말하면 그만큼 가계대출이 어렵다는 의미다.
이처럼 은행권의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특히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짙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은 13으로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부업 등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무조건 고강도 규제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강도 규제책을 내놓았는데, 제도권 대출문턱을 높여놓으니 실제 생계를 위해 대출을 필요로 하는 취약차주들의 대출 문턱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무리한 규제는 결국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을 몰고 온다”며 “제도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취약차주는 결국 대부업 등에 손을 내밀게 되고 갚을 수 없는 이자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들에 대한 정교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