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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 로고./사진=각 사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전략적 동맹을 맺은 KCGI가 그동안 호텔·레저 사업부 정리를 주장해왔으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의 선제 조치로 경영 참여 명분이 희석됐고,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다급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KCGI·반도건설과 맺은 '오월동주'식 삼각 편대가 동력을 잃어 조현아 전 부사장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직면할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각각 지난 주 6일과 7일 이사회를 개최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7성급 호텔 부지·제주 서귀포 파라다이스호텔 부지·요트 계류장 왕산마리나를 재무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정리하기로 의결했다.
재계에선 조원태 회장이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의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KCGI가 요구해온 재무건전성 강화책인 호텔 및 레저 사업부 정리 등을 선제적으로 조치함으로써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간 삼각 편대가 요구해온 경영 참여 명분의 힘을 빼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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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각 저축은행·증권사들과 맺은 계약 목록./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주창해온 KCGI는 그러잖아도 상당히 몸이 달아있는 모양새다. KCGI는 지난해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이자율이 높은 각 증권사들이나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들로부터 12개의 계약을 체결하며 상당 액수를 빌린 바 있다.
가장 가까운 대출 만기일은 3월 9일로, 3월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도래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대출 만기 연장을 해야 하는데,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KCGI가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고, 장기전으로 갈 경우 배(대출금) 보다 배꼽(이자)이 더 커지는 '수익 대참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진칼 주가(11일 오후 2시 기준)는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최고점을 찍었던 5만500원 대비 1만950원 떨어진 3만9550원을 기록하고 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수송·물동량 감소로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구조조정·주가 제고 등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 하고 '안전한 엑시트'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것이 사모펀드의 목적이다. 은행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 KCGI 입장에선 문자 그대로 발등에 불 떨어진 셈이다.
이런 이유로 어디까지나 전략적으로 손을 맞잡은 이들의 '오월동주'식 동맹 체제는 결국 각자도생을 지향할 수 밖에 없어 KCGI가 주축이 된 삼각 편대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에 무게가 실린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동맹고리의 약화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직면할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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