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진입한 후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달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한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유동성 공급대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6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9일 한은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는 20일 임기만료를 앞둔 4명(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의 금통위원이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은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준금리는 연 0.75%로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임시 금통위를 통해 빅컷을 단행한 만큼 당장 금리를 조정하기 보다는 시장여건 등을 지켜보며 추가 대책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이 아닌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주열 총재가 직접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대한 언급을 내놓으면서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한국은행으로서는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한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해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한 세부 대책 방안 발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오는 20일 임기만료를 앞둔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금통위원은 이번 정례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한은은 기재부‧금융위원회‧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천한 신임 금통위원 후보에 대한 막바지 검증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가 추천한 이일형 위원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