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시카고행 여객기에 카고 시트 백 장착
한화투자증권 "2분기 화물 매출, 전년동기비 70%↑…영업익 1000억원대 전망"
   
▲ 지상조업 작업을 받는 대한항공 A330 여객기./사진=대한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화물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사상 최초로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수송한다.

11일 연합뉴스는 대한항공이 이날 오전 10시 4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여객기 KE037편에 처음으로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장착했다고 보도했다. 카고 시트 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별도의 가방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최근 여객기 B777-300 1대에 최대 67개의 카고 시트 백을 단다는 가정하에 여객기 2대 분량을 준비했다. 1개의 카고 시트 백은 225㎏가량의 화물을 담을 수 있다. 카고 시트 백 내에는 주로 생활용품이나 신선 식품 등이 실린다는 전언이다.

지난달부터 여객기 객실 내 천장 수화물칸(오버헤드 빈)을 수차례 활용한 적은 있으나,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이다. 이는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카고 시트 백이 장착된 여객기는 승객 없이 운항한다.

그간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화재 등 안전상의 이유로 여객기 화물칸과 기내 오버헤드 빈 외에는 화물을 실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화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항공사의 요청이 잇따르자 좌석의 고정 장치와 특별 포장 등의 조건을 내세워 기내 화물 운송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항공 화물 운송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여객기 운항이 대부분 중단되며 화물 공급이 줄어들고 의약품·의료장비 등의 긴급 수송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5월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전년동기비 97.6% 급감한 13만8000명 수준에 그쳤다. 반면 화물 수송은 4.0% 감소한 22만t을 기록하며 선방하는 중이다. 특히 전체 화물 수송의 25%를 차지하는 미주노선이 13.4%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역시 4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전년동월비 12% 늘었으며, 5월에도 9% 오름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방역·의료장비·비대면(언택트) 소비 관련 물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기 중이던 일반 화물 비중이 커진 상태다. 특히 이달부터는 미주 지역에서 체리 등 신선 화물의 수입이 늘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5월 아시아발 미주·유럽 화물 운임은 각각 1t에 7.8달러, 5.96달러로 전년동기비 100%, 129.2%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보인다. 현재 화물 운임은 과거 항공화물 호황기였던 2010년과 2017년도의 고점보다도 40∼70% 높은 수준이라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대한항공 2분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물 운임 강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항공 2분기 화물 매출은 전년동기비 7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도 1000억원대의 흑자 전환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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