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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23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이동통신사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이동통신사들과 휴대폰유통점들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고객에 고가 요금제 사용을 강권하게 하고 불법유통망 육성을 통한 불공정 행위를 조장한다는 게 이유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23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9일 LG유플러스의 '부속계약을 통한 대리점 재계약 불가 통지'에 대한 불공정 계약행위를 시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불공정 행위 제소를, 방송통신위원회에는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 촉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또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개별계약 금지행위' 위반과 '과도한 장려금 차별을 통한 이용자 차별 조장행위'에 대한 단통법 위반 사례는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공정위 제소 전에 방통위에 먼저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유통 종사자들이 '단말기 팔아 크게 폭리를 취하는 직업', '고액요금 등의 통신서비스를 강요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더해 '폰팔이' 등의 집단으로 불려지는 등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 같은 오명의 시작점을 통신사를 꼽았다.
우선 협회는 이통사들이 고객에 일정 기간 고가 요금제의 사용과 부가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이통사는 고객이 요금제 유지기간을 유지하지 않으면 판매자가 받은 판매 수수료를 환수해 간다. 유통망은 통신사의 무책임한 부담 전가 행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객에게 고가요금을 강권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협회는 "법에서는 개별계약행위로 규제하고 있지만 수십년간 불법으로 명시된 이용자를 유도, 지시, 조장하는 이 행위를 통신사가 불변의 법칙으로 지시하고 강요해 왔다"고 말했다.
불공정 장려금 환수 사례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용자 사망으로 인한 불가피한 직권해지에 대해서도 대리점으로부터 장려금 환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실적을 강요하며 일정량의 실적을 채우면 장려금 환수를 유예시켜주는 조건부를 시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협회는 이용자 차별을 없애기 위해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악용하는 사업자들의 사례도 공개했다. 스팟성 정책 또는 게릴라식 정책으로 최소 20만~50만원씩 차별 장려금을 운영하거나 구매 가격과 고객들의 개통시간을 고무줄로 운영하며 이용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협회는 이통사가 쿠팡이라는 거대 온라인플랫폼에 휴대폰 판매 허가를 내준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쿠팡에서는 쿠폰, 마일리지, 포인트 등 음성적인 불법 행위들이 활개를 치며 골목상권을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쿠팡에서 카드할인 등 추가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단통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협회는 "쿠팡은 대리점의 지위를 가졌다"며 "단통법상 추가지원금 재원이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나올 경우 불법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에 모니터링을 요구했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이통사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산하단체에서 공정위 분쟁조정 중인 '수수료지급 지연 및 카드수수료 지연 행위'에 대한 분쟁 조정 협상이 원활하게 종료되지 않으면 바로 제소를 진행하기 위해 법률 검토를 마친 상태다.
협회는 "이통사는 올해 단통법 위반 판결을 앞두고 유통업계와 상생을 부각하며 과징금 감면을 요구했다. 과연 상생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영업을 통해 개통을 요청했는데 결합가족이 신청했다며 소명이나 수수료를 환수하겠다는 행위, 한 대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데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으로 하루에도 최대 22회의 판매 정책이 요동치게 하는 통신사의 과욕을 이젠 법을 통해서라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통업계는 판매 촉진과 채널 다양화를 위한 마케팅 일환이라며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에 따라 판매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것은 판매 촉진을 위한 자연스러운 마케팅 활동"이라며 "모든 요금제 혹은 모든 단말기까지 차등 없이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주장은 판매 촉진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경우 채널의 다양화, 고객 선택지의 다양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경쟁 대리점이 생긴 것에 따른 과도한 우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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