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배우 황정민에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2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자 '신세계'로 호흡했던 이정재와 7년 만의 재회로,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상황 속 관객들과 영화업계 모두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영화 '교섭' 촬영 차 요르단에 체류 중인 황정민은 지난 13일 출국을 앞두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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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황정민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을 앞두고 해외 일정을 위해 출국,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 '공작' 이후 2년 만에 다시 여름 텐트폴 무비로 돌아왔다. 개봉 소감은?
여름에 2년 만에 찾아 뵙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설레는 한편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너무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무언가 답답한 이런 마음들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서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주 시원하고 여름에 맞는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부담감은 없는가?
부담감이라기보다 관객분들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다. 너무 감사 드릴 일이기도 하다. 물론 매번 영화가 큰 흥행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래도 그렇게 되려고 현장에서 마음을 다잡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영화도 열심히 노력한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 프로페셔널한 암살자에서 떠나고 싶은 갈망이 큰 피폐함이 공존된 연기를 보여주는데, 연기의 주안점은?
우선 '그 인물이 어떤 이유로 지금 암살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 지점이었다. 그것을 역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고, 자기가 청부 살인이라는 잘못된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얼마나 갉아먹고 피폐해져 가느냐가 중요한 지점이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관객들이 '김인남이라는 사람이 저런 직업을 가져서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너무 괴로워하고 있구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준비했다.
▲ 인남 역을 위해 체력적으로나 액션 연습을 많이 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액션 영화라는 것을 찍게 되면, 몸도 잘 만들어야 되고 체중 및 체형 유지도 잘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잘 준비를 해야 된다. 왜냐하면 잘 준비하지 않을 경우, 내가 다치는 것은 상관 없으나 나 때문에 상대방이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스스로 준비를 잘 해야만 했었다. 그 중압감이 남달랐다.
▲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느와르 장르의 걸작 '신세계'와도 다른 느낌이다.
'신세계' 때는 액션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많지 않았다. 이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고 나와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하다. 액션 양이 기존에 해왔던 '베테랑' 등 작품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던 것 같다.
▲ 한국-태국-일본 3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약 80% 이상 정도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되었는데, 국내 촬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국내 촬영에서는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바로 재정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지방에 있더라도 서울에 있는 스태프들한테 장비들을 빨리 받아 와서 다음에 더 크게 만들거나 다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그것이 허용이 안 된다. 사전에 정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빈틈들이 보이기도 하고 채워야 할 부분들이 생기더라. 그런 것들을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 포함, 모든 사람들이 다 그 빈틈이 보이지 않게 애쓰면서 진행했다. 그게 제일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나는 지극히 한식주의자다. 한국 사람이라 한식 위주의 음식을 선호해서 한국 음식이 매우 그리웠다.
▲ 아이를 구하기 위한 간절함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물론 감정적으로 아이를 구출하려는 것도 확실한 미션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모든 감정이 복합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를 구출한다'는 느낌도 분명 인남한테는 있었다. '내가 얼마나 지금 잘못되어가고 있는가, 이미 잘못된 인생을 돌이킬 수 있는가'를 인남은 분명히 알고 있다. 돌이킬 수도 없는 자신의 잘못된 점들을 계속 반성하고 있는 차에 그 아이를 구함으로 인해서 나를 구할 수 있다는 목표가 생긴 거다. 그만큼 인남한테는 아이라는 존재가 희망적인 삶의 존재였다.
▲ '신세계' 이후 만난 이정재(레이 역)와의 대결은 압도적이다. 그와의 첫 만남이 태국에서 이루어졌는데, 첫 대결 장면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었나.
우선, 우리끼리는 '다치지 말자. 절대 다치지 말자'. 워낙 과격한 액션들이 많아서 '절대 다치지 말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액션 전에 스톱하자' 그런 부탁과 함께 농담 아닌 농담을 나눴다. 물론 이정재와는 '신세계' 때부터 맞춰온 게 있었고 '신세계' 이후에도 계속 만나서 같이 형 동생처럼 지내다 보니까 평상시 때나 연기할 때나 호흡이 좋다.
▲ 이정재가 캐스팅된 소식을 듣고 처음 느꼈던 기분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라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왜냐하면 이미 '신세계' 때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7년 전 당시에는 처음 만나 조금 서먹서먹한 것도 있었지만 '어? 이 배우랑 한 번 더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도 '신세계' 끝나고 나서 함께 술 마시며 '꼭 한 번 더 하고 싶어'라고 얘기를 했고, 이정재도 '무조건'이라고 하더라. 이후 만날 때마다 '우리 언제 해?'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마 이 영화를 함께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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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황정민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을 앞두고 해외 일정을 위해 출국,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 박정민(유이 역)과의 호흡도 그야말로 새로운 조합이다.
우리가 비밀 병기처럼 내놓았는데, 이렇게 막 올려놓으면 관객 분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막상 봤을 때 '뭐야?' 그럴까 봐 조금 걱정되기는 하다. 그래도 우리 현장에서는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정민이 맡은 유이 역이 이 작품 속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이 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분명히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민은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고 감각적으로도 훌륭하다. 그래서 무한 신뢰가 있다. 그리고 선배로서 정말 잘 해낸 것 같아 꼭 칭찬해주고 싶다.
▲ 인남 조력자 역의 박정민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에 말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이나 일상에서 보면 상식이나 지식이 많고 준비를 철저히 해온다. 영화 현장에서 별로 말도 없고 조용하다는 것은 사전에 캐릭터 준비를 잘 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그의 장점인 것 같다.
▲ 최희서, 박명훈, 오대환 등도 눈 여겨 볼만 한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최희서와 박명훈은 이번에 처음 작업을 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아마 관객 분들도 이 영화 보시면 아실 거다. 소위 말하면 단 한 명도 연기에 구멍 난 사람이 없다. 모두 다 잘하고, 태국에 계신 엑스트라 분들까지 모두 연기를 잘한 것 같다. 서로 각자 자리에서 너무 잘 해주어서 영화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
▲ 올 여름 한국영화 BIG3로 등판하는데, 감회는 어떠한가?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영화들이 잘 돼서 관객들과 영화업계 모두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처럼 많은 관객분들이 극장에 와서 함께 들뜨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조심하면서 성숙하고 안전한 관람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다시 한 번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설레고 즐거워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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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황정민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을 앞두고 해외 일정을 위해 출국,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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