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조건부승인 불발...GC녹십자 유력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보건당국의 조건부허가가 무산되면서 국산 2호 치료제 자리를 놓고 벌이는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종근당이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주'./사진=종근당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자문단은 전날 회의를 열고 종근당이 제출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시험 결과만으로는 중증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근당은 이달 8일 셀트리온에 이어 두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허가 신청을 하면서 유력한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로 거론돼 왔다. 

종근당은 조건부 승인이 무산됨에 따라 추후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품목허가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나파벨탄이 앞서 진행한 러시아 임상2상 시험에서 고위험군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만큼 이를 중점으로 연구를 설계할 방침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나파벨탄은 러시아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보다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냈지만 이를 중심으로 설계된 연구가 아니다보니 유효성을 입증하기엔 미미했다"며 "이 때문에 임상 3상에선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촘촘히 임상을 설계해 효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보건 당국과 임상 3상 설계와 관련한 협의도 지속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3상 완료 시점은 아직까지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유효성 입증을 위해 보건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종근당의 조건부 허가가 불발되면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은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연구 데이터를 분석, 정리 중"이라며 "다음달까지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허가 이전부터 식약처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의료현장에서도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9일까지 총 41건의 사용됐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다. 

   
▲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 모습/사진=GC녹십자


대웅제약도 자사의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완료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모집단 수를 기존 80명에서 1000여 명으로 늘려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인 것이다. 이 회사의 허가 신청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부광약품, 신풍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저력을 다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사 B형 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임상 2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은 항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신풍제약은 내달까지 임상 2상을 완료하기 위해 최근 연구기관을 기존 13개에서 15개로 늘리기도 했다.

반면 치료제 개발 실패를 인정한 기업도 있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임상 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라도티닙이 표준 권장 치료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사용 중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조건부승인을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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