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은 사회주의 방식...자율경쟁으로 보육의 질·서비스 높여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되풀이되는 어린이집 아동 폭력, 진짜 대책 없는 정부·정치인

16일 보건복지부가 <어린이집 아동 폭력 근절대책>을 내놓았다. 아동학대 교사와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어린이집의 설치, 운영, 근무를 영구히 할 수 없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한다고 한다. 앞으로 다시는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력히 추진한다고 한다. 단, 이번 대책이 2010년 12월 인천 남구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영유아 폭행 사건 때 이미 추진했던 내용이라는 것은 함정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중견 정치인들은 서울 강서구의 육아종합지원센터 드림어린이집을 방문해서 안심보육 현장 정책간담회를 연다.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관련 법안을 쏟아낸다. 세월호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입법의 도가니’가 연출되고 있다. 어린이집 폭행 사건 파장은 이렇게 흘러간다.

어린이집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나 정치인들은 헛발질을 하고 있다. 아니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격이다. 어린이집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아동 영유아 폭행 문제는 어린이집 제도의 근원적인 한계에 기인한다.

   
▲ 남경필 경기도 지사가 16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도청 출입기자들과 ‘어린이집 관련 대책 회의'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회주의 방식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 보육료 상한제

무상보육이라는 미명으로 굴러가고 있는 어린이집은 ‘사회주의’ 원리로 돌아간다. 어느 어린이집이든 정부에서 정해진 금액 이상으로 아이 보육료를 받을 수 없다. 일종의 보육료 상한제다. 어느 집에 가든 가격이 동일하다. 정해진 보육료 상한선으로 인해 어린이집 원장들은 어린이집 운영을 통해 전혀 이익을 챙기지 못한다. 오히려 열심히 해서 영유아 인원을 채워야 간신히 굴러가고 적자를 면치 않는 구조다.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적자를 쉽게 보는 구조다. 어린이집 주인인 원장들은 영유아 운영인원을 채우기 급급하다.

채워도 걱정이다. 국가가 아이에게 책정한 보육료로는 부모가 기대하는 만큼의 대우를 할 수가 없다. 어린이집 영유아들은 사료나 다름없는 수준의 식대로 배를 채운다. 인건비 또한 마찬가지다. 1인당 인건비조차 모두 회계 상으로 정해져 있기에 어느 교사를 고용하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월급을 줄 수 없다. 최저 임금을 주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대부분의 어린이집 교사는 최저 임금에 가까운 대우를 받아가며 일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어느 어린이집 원장이 월급을 더 주고 자질 있는 교사를 고용할까. 정부가 지정한 회계방식에 어긋날뿐더러 인건비에 돈을 더 들이면 아이들 식대에서 빼야 한다. 열악한 밥이 더 열악해지는 순간이다. 원천적으로 어린이집이 흑자를 볼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인데, 하물며 어느 어린이집 원장이 교육을 위한 어린이집 시설 환경에 투자하겠는가. 한번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정부가 어린이집 운영에 있어서 보육료 상한료를 정해놓으니 어린이집은 사회주의 원리로 굴러간다. 아니 그렇게 굴러가야 간신히 적자를 면치 못한다. 영유아 어린이들이 조금이라도 덜 모이면 적자가 쌓이고 여러 어린이집은 이런 이유로 문을 닫는다. 이번 인천 사례처럼 어린이 폭행 사건이 일어나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일 년에 손꼽을 정도다. 적자를 이유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어 폐업하는 어린이집은 부지기수다.

   
▲ 15일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 가해자인 보육교사 양 모씨가 인천 연수구 연수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상보육? 어린이집 수요자, 부모들의 타락을 가져와

지금의 어린이집 무상보육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영유아 학부모의 타락을 불러일으킨다.

무상보육은 정부가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시그널이다. 부모들은 생계에나 열심히 종사하고 아이 보육은 국가에 맡겨달라는 원리다. 그런데 이 무상보육은 생계형 맞벌이 부모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맞벌이를 하지 않고 전업주부가 있는 가정에서도 어린이집을 무상보육으로 이용한다. 어떤 부모라도 자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다. 모두 다 무상보육의 은총이다.

이로 인해 전업 주부들 중, 자기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쇼핑하러 가거나 집에서 쉬거나 동네 아줌마들이랑 수다 떨면서 보내는 사람들이 다수다. 가관이다. 어린이집에 자기 자식을 보내려고 다들 난리인 세상이 도래했다. 참 멋진 세상이다. 엄마라는 사람이, 아빠라는 사람이 자기 아이 돌보기를 기피하는 세상이다.

지금은 국가가 아이들을 돌보겠다며 선뜻 손을 내미는 시대다. 무상보육이라는 말을 뒤집으면 세금보육, 공공보육, 국가보육이다. 공짜가 아니라 국가 재정 국가 돈이 들어가는 일이며, 부모가 피부를 맞대어 직접 아이 돌보는 '부모'의 가치를 버리는 일이다.

아이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우리나라 학부모의 타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신이 편하고자 아이를 맡기는 꼴이다. 이뿐만 아니다.

금전적으로 보육료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무상보육 제도는 어린이집 원장이 학부모들과 결탁하면 쉽게 보육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쉽게 말해서 ‘유령 등록’이다. 다니지 않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록시키면 정부에서 무상보육료가 떨어진다. 이를 해당 학부모와 어린이집이 나눠 갖는다. 서류를 잘 갖추고 양자 간에 침묵을 지키면 성사되는 거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지만 그런 양심 없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자라간다.

어린이집 영유아 폭행 사건을 근절하려면

간단한 이치로 진짜 대책을 밝힌다. 보육료 자율화다. 어린이집에 대한 보육료 상한제를 폐지하고 어린이집들이 알아서 보육료를 책정하도록 자유롭게 한다.

이렇게 하면 서비스 공급자인 어린이집 사이에 경쟁이 발생한다.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고령화 시대에 아이를 확보하고자 어린이집들은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전국 수만개 어린이집들이 아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부모를 상대로 뛰고 또 뛸 것이다. 형성되는 시장 가격에 발맞추어 어린이집 서비스와 인프라 시설, 교사의 자질이 올라갈 것은 당연하다.

두 번째 대책이다. 무상보육의 폐지다. 정부가 왜 전국 수십만의 아이들을 똑같이 책임져야 하는가. 보육을 둘러싼 평준화 심리, 평등주의 심리가 문제다.

보육평준화는 사실 말도 안 되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자식을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하고 싶어 한다. 왜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서있는지 의문이다. 무상보육에 들어가는 예산은 극빈층 아이들을 키우거나 부모가 없는 고아들을 키우는 데에 써야 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 영유아 학부모들의 타락도 막을 수 있다.

지금처럼 사회주의 원리로 돌아가는 무상보육 어린이집 제도로는 저질 보육, 폭력 보육 어린이집만 양산한다. 정부와 정치인은 여전히 개념이 없다. 이제는 학부모가 나서서 이를 바꾸어야 할 때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