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인터뷰에서 "꿈이 다선의원이면 비참할 것, 정치생명 걸었다"
"청년 최고위원, 이렇게 뽑아선 안돼, 현역 의원 메이저 리그 가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보수는 가장 실용적 사고를 갖고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당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이 보수주의다.”

"지금 10·20·30세대는 갈 곳이 없다. 여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다음 세대에 우리 당이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맨날 입으로만 청년정당이라고 하니 답답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웅 의원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혁신을 내세우며 전당대회에 초선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지만 스스로도 “나에게 급하다, 경솔하다는 이미지도 있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당 안팎의 호불호를 떠나서 ‘초선’에 불과한 그의 목소리가 어느새 제1야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16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그때그때 (주류) 세력에 붙고, 원만하게 적을 만들지 않으면 다선 의원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정치인 꿈이 다선 의원이면 비참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선수만 쌓기보다는 눈치 보지 않고 본인의 소신대로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웅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국민의힘 내에서 당의 개혁을 외치고,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행보를 두고 기존의 당내 의원들과 결을 달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보수주의에 대해서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 나는 보수 정통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보수는 변화와 개혁, 쇄신에 대한 게 있다. 그리고 가장 실용적 사고를 갖고 있다”면서 “보수주의가 변화에 대해 경계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항상 모든 개혁과 변화에는 독소가 있는데, 그것은 늘 약한 사람에게만 작용한다.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보수주의자들은 지금 세대나 늙은 세대에 대해 공부하는게 아니라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미래 세대에게 양보하고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영국 보수당 마이클 하워드 대표의 ‘보수주의자가 지켜야할 신조 16개항’ 중 하나인 ‘책임 없는 자유는 없고,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보수주의자이다’를 소개하면서 “이게 바로 보수주의의 정수”라고 주장했다.

그래서일까? 김 의원은 60여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공천 개혁’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동법 개정’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미디어펜(이하 MP) "정치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김웅 의원(이하 김 의원) “법을 바꾸거나 막을 수도 있지만 어떤 흐름이나 사회의 변화, 요구 등을 자기 중심으로 모아서 하나의 힘으로 만들어 관철 시키거나 확산 시키는게 좋은 것 같다.”

MP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이슈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김 의원 “정치는 두루두루 원만하면 목표가 다선 의원밖에 안 된다. 우리당,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인의 꿈이 다선의원인 것이다. 그때그때 세력 있으면 가서 붙고, 지역관리 잘하고 원만하게 적을 안 만들면 다선 의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정치인 꿈이 다선 의원이면 비참할 것 같다. 나는 나름대로 이번에 꽤 많은 것을 전달했다. 어찌 됐든 원래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과 중도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좋을 듯한 데 성공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MP "공천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많은 정치인이 내세웠지만,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김 의원 “우리 당을 망쳐왔던 과정을 둘러보면, 그리고 폐족으로 불렸던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살아왔던 과정을 보면 대부분 공천 파동의 영향이 있었다. 결국 핵심은 공천이다. 지금까지 우리 당의 공천개혁이 안 됐던 이유는 오너십이 있어서다. 우리 당의 역사를 통틀어서 지금같이 이렇게 오너십이 없는 시기는 없었다. 지금이 우리가 공천을 개혁하기 위한 적기다.”

“정치판에 들어와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과대 대표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의 전체적 스펙트럼이 산 모양이라면 정당에 든 사람들은 양쪽 끝에 있다. 거기에 맞춰서 나오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뜻과 맞지 않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권리당원 100만명을 모으면서 자기들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민심과 동떨어지고 국민은 관심에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MP "구체적으로 당의 공천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가?"

김 의원 “우리당은 달라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했는데, 사천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선거를 90일 앞두고 공관위를 만들면 위에서 내려오는 명단, 각 계파 간에 주는 명당으로 서로 조절해서 (공천을) 내놓으면 당 대표가 기분 나쁘다고 뒤집어버리면서 ‘호떡 공천’이 일어난다.”

“공관위를 상설로 가야 한다. 여론조사와 당원조사를 선거 1년 전, 6개월 전, 선거 직전 등 최소 3번은 해야 된다. 전체 중 50~60%는 이렇게 해야 된다. 청년 공천지역은 1년 전부터 인사풀을 만들어서 계속 활동에 점수를 매기고 마지막에 점수가 제일 높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럼 당 대표나 특정 계파가 공천에 개입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대통령도 이것을 깰 수 없다.”

MP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되는데 쉽지 않은 문제다. 반발이 심할 것이다."

김 의원 “엄청나게 반발할 것이다. 사실 다선 의원이 뭔가? (친이·친박) 양쪽의 공천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내일이 없다. 정치생명까지 거는 것이다. 내가 다음번에 (총선을) 안 나가겠다고 하면 뭐가 두렵겠는가. 전국 상임위에 올려서 통과시키고, 우리당 안에서 존경받는 분 모셔서 상설 공관위 만들어서 돌리면 (공천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것이다. 결국 본인들 이익 때문에 못하는거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웅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MP "지난 총선에서 공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퓨처 메이커’란 이름의 청년 할당제다. 당의 미래라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쓰고 버린 패’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김 의원 “하아(한숨), 결국 국민들이 보기에는 약속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일단 우리당 청년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줘야 밖에서도 믿어준다. 우리당이 가장 최근에 한 약속이 퓨처 메이커에게 미래를 만들어주겠다 한 건데 해야 된다. 결기와 자기 희생을 보여주지 않으면 누가 우리당을 믿어주겠는가. 4선, 5선 의원들이 자기 자리(지역구)를 줘도 될 것 같은데 아무도 안 주니까 나라도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적어도 내년 대선에서 2030세대의 마음을 얻어서 승리하려면 그 정도 결기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우리 당에서는 자기 희생을 하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을 양보하거나 희생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MP "결국 ‘퓨처 메이커’로 대표되는 청년 정치의 문제도 ‘공천’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을 대변하기 위한 ‘청년 정치인’을 기성 세대의 ‘기준’으로 뽑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 “삼각김밥을 ‘삼김’이라고 하는데 의원들에게 물어보면 YS·DJ·JP인줄 안다. 그 정도 괴리가 있다. 우리가 돌봐주고 미래를 만들어줘야 될 사람들은 초슈퍼엘리트가 아니다. 어려운 청년들을 도와줘야 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 그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어려운 청년들이고 그래서 ‘청년 공천 30% 할당제’를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우리 당이 진짜 청년들을 품고 그들이 필요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청년정당이 되는 것이다.”

“또 우리 당은 청년 정치 생태계가 없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있다. 그래서 생태계를 만들겠다. 100억으로 헤리티지 재단을 만들어서 청년들이 정책을 개발하면 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명을에서 보수정당이 승리할 수 있는 정책연구를 하면 그걸 당에서 사서 후보자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 친구는 본인이 연구를 할 수도 있고, 광명을에 출마하고 싶으면 그 돈으로 정치를 준비할 수도 있다.”

“모든 보수정당은 이런 걸 다 만들었다. 우리는 그 전에 부자정당이라고 해도 누구 하나 이것을 해보자고 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는 청년 공천 30% 할당제와 헤리티지 재단으로 청년을 키워내고, 단기적으로는 퓨처 메이커들에게 좋은 자리를 주는 것이다. 선배들 중 한두분은 양보해줄 것으로 믿는다. 지금 10·20·30세대는 갈 곳이 없다. 여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다음 세대에 우리 당이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맨날 입으로만 청년정당이라고 하니 답답하다.”

MP "전당대회에서는 청년 최고위원도 선출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역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 “청년 최고위원을 이런 식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청년 최고위원을 별도로 만든 것은 좀 전에 말했던 그런 청년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조금이라도 넓혀보려 한 것이다. 현역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이 돼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면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내연보다는 형식이 본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는 그렇다. 내가 당헌·당규를 바꾸게 되면 ‘청년의힘’을 진짜 제2의 정당처럼 만들어서 전당대회를 열고 그 당수를 청년 최고위원에 앉히는 식으로 바꾸겠다. 현역 의원은 메이저 리그로 가야 된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웅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MP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 기존 국민의힘 의원과는 시각이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김 의원 “내가 가장 보수적이어서 그렇다. 보수 정통이다. 사람들이 보수주의에 대해서 공부를 안 해서 그런데, 보수주의는 변화와 개혁, 쇄신에 대한 게 있다. 그리고 가장 실용적 사고를 갖고 있다. 급진적 변화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어떤 제도든지 바뀌면 그로 인해 피를 보는 사람들은 약자다. 강자들은 어떻게 제도가 바뀌어도 피를 보지 않는다. 부동산 임대차 3법을 봐라. 아파트를 가진 자산가들이 피해를 본게 뭐가 있는가. 그나마 공시지가가 올라갔지 오히려 자산은 늘었다.”

“보수주의가 왜 변화에 대해 경계를 하고 문제를 제기하냐면 항상 모든 개혁과 변화에는 독소가 있는데, 늘 약한 사람에게만 작용한다.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거다. 보수는 성공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각국의 살아있는 보수당은 복지와 인권, 노동 이슈를 항상 주도했다. 사회복지의 모든 기초는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한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원래 그렇다. 지금 세대나 늙은 세대에 대해 공부하는게 아니라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미래 세대에게 양보하고 자리를 줘야 된다. ‘책임 없는 자유는 없고,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보수주의자이다’라는 게 나를 보수당으로 이끌었던 말이다. 그게 바로 보수주의의 정수다. 우리당 보수주의는 이명박·박근혜가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이다. 다르다”

MP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민주당과도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노조’ 중심인데, 그보다 더 아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김 의원 “민주당이 보는 노동자는 세력화될 수 있고 당장 표가 될 수 있는 계층이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가 2,000만명이라고 하면 양대 노조에 들어간 사람은 200만명정도다. 나머지 1800만명은 아직 노조가 없거나, 있으나 마나 한 노조에 있다. 이들을 신경 써줘야 된다. 대신 표가 되지는 않는다(웃음). 그렇다고 놔둘 수는 없지 않은가.”

“이번에 좋았던 점이 라이더스 유니언에서 나는 꼭 행사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 기분이 좀 좋더라. 이 사람들이 내 진심을 알아주는구나. 만약 내가 아니더라도 다음번에 오는 사람 중에도 나같은 사람이 한둘은 있을 것이고 계속 해나가면 바뀔 것이다. (플랫폼 노동자 관련 문제는)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당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