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하원의장 등 9명 미 의회 지도부 만나 간담회
펠로시 "위안부 정의 실현 보고 싶어…아베에도 말해"
상‧하원 각각 ‘문재인 대통령 방미 환영’ 결의안 발표
하원, 종전선언 담은 ‘한반도 평화 법안’ 발의해 '눈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 의회 지도부를 만나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에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사당을 방문해 하원의장실에서 미 의회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미 상‧하원에서 각각 문 대통령의 방미 환영 결의안이 발표된 바 있다. 

간담회에 미 의회 측에선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와 앤디 킴 연방 하원의원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참석했다.

우리측에선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이수혁 주미대사, 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김용현 외교정책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5.21./사진=청와대

먼저 펠로시 의장이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하시고 얼마 안돼 모셨던 기억이 생생한데 같은 자리에 모시게 돼서 큰 영광”이라면서 “한미관계는 안보 외에도 굉장히 깊고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관계에 대해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는데 제 출신지인 캘리포니아에 특별히 많은 한국교포들이 기여하고 계신다. 제 스태프들도 주미 한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기후 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 오늘 양국간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지, 팬데믹 퇴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첫 외국 방문 일정을 의장님과 하원 지도부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코로나는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이게도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증명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될 한미 간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 극복과 경제회복,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양국 협력을 더욱 깊게 하고, 전 세계의 여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위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의 환영발언을 듣고 있다. 2021.5.21./사진=청와대

두 사람은 발언 이후 환담 장소인 레이번룸으로 이동해 미 하원 지도부와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공급망 협력 및 백신 협력 등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펠로시 의장은 “의회를 대표해서 대통령님의 방미를 초당적으로 환영하며,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한미 간 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정만호 소통수석이 전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2007년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를 낸 바 있고, 아베 전 총리를 만났을 때 수차례 관련해 언급했다.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참석하며 환영의 박수를 받고 있다. 2021.5.21./사진=청와대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국은 기후변화, 팬데믹 등 범지구적 공동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파트너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언급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앤디 킴 하원의원은 “부모님께서 50년 전 가난한 한국에서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되어 대한민국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면서 “한미관계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관계 차원이 아니라 한국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발언은 일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미 하원에선 ‘한반도 평화 법안’(Peace on the Korean Peninsular Act)이 발의돼 눈길을 모았다. 이 법안은 종전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담았으며, 미 의회의 첫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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