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경쟁 당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 승인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속 아시아나항공이 홀로 버텨야 하는 시간도 예정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고 부채비율마저 2068%로 폭등하며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화물 사업이 잘 풀려 가까운 미래의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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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를 발표하지 않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항공은 당초 주요국 경쟁 당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인수할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와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는 이달 내 마무리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예정된 자금 1조5000억원 확보가 늦어져 추가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7834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을 냈다. 저비용 항공사(LCC)들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작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졌던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은 막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 유동부채는 4조9727억원 수준. 유동자산 1조7983억원의 2.765배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단기 차입금 2조5710억원 등을 포함해 3조원 가량을 1년 내로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의 경영난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838.7%에서 올해 1분기 1750.4%로 폭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8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지원했다. LCC 적자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과 동시에 화물 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안정화·일부 국제선 운항 재개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통합 시점까지 버틸 '체력'을 다졌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화물 운임은 1분기보다 오름세를 보였고 물동량이 늘어나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검토 중이다. 이와 같이 중단된 국제선 운항 재개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수 자금조로 1조원을 받아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대한항공은 인수 계약금 3000억원과 중도금 4000억원을 포함, 총 1조원의 인수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제공했다.
당장 상환해야 할 자금 대부분은 한국산업은행 차입금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으로 하여금 상환 압박으로부터 덜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고, 이 와중에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에 이른 시일 내 빌려준 자금을 되갚으라고 압박할 가능성은 낮아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당국으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지원받았다. 그 중 3000억원만 썼다는 점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의 통합 계획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부채비율은 500%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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