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13일 경찰조사 뒤 "Y 치고 우리 도와라" 여권인사 회유 폭로
이준석 "충격적, 당 차원 진상규명" 민주당 "금품수수 가리려는 앝은 수"
윤석열 측 "정치선언 당일 구체적 수사내용 공개된 것은 심각한 문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른바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인사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치권 전반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 전 위원은 사건 연루 보도가 나오기 직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은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권 쪽 사람이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 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 (결과적으로)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그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2021.7.13/사진=연합뉴스

이 전 위원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제가 윤 전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며 "피의사실 공표가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에 시작됐다.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유린"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이 '여권 인사의 회유'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이 전 위원의 '여권인사 회유 폭로' 보도가 나온 직후 해당 기사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충격적인 사안"이라고 적었다. 이어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4일 '적반하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안 본질은 이동훈 씨의 금품수수로, 이걸 가리려고 얕은 수를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여당 인사 공작설 주장에 이 대표까지 부화뇌동하고 있다"면서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받는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공당의 대표가 부화뇌동해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사진

‘Y’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윤석열 캠프' 명의로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공작정치’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 ‘사법 거래'”라며 “윤 전 총장의 정치선언 당일인 지난달 29일 구체적인 수사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안에서는 피의사실공표금지를 강력히 역설해왔다”며 “그와 반대로 이 전 논설위원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왜 지난달 29일 갑자기 공개된 것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