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1차 TV토론회는 지난 일주일간 이어진 '지역주의' 공방이 그대로 펼쳐졌다.
당초 이날 토론회는 부동산과 재정 정책 등 '경제 현안'이 주제였지만, 각 후보들의 견제와 설전은 궤를 달리 했다.
포문을 연 것은 정세균 후보다.
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최근 문제가 된 지역주의 발언에 대해 내가 중앙일보 인터뷰 원문을 읽어봤다. 거기 나오는 키워드가 '백제', '호남', '지역적 확장력'이란 말"이라며 "은연중에 호남 불가론, 특정지역 불가론을 얘기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 해명을 여러번 읽어봤지만 납득 안 된다"며 "나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정리하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당원들에게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털고 넘어가면 되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인터뷰 맥락도 보면 지역을 얘기한 게 아니고 (내가) 실력있고 청렴하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역적', '전국에 확장력이 있다', '골고루 지지를 받는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낙연 후보 또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이재명 후보의 백제발언에 관해 정리를 해드릴까 싶다"며 "어떻든 좋다. 그런데 지역은 우리 사회의 상처다. 상처는 아픈 사람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 나도 그것을 명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진심을 믿지만 날 지역주의로 공격하기 위해 지역주의의 망령을 끌어낸 것에 대해선 책임질 필요가 있다"며 날을 세웠다. 또한 "없는 사실을 가짜로 만들거나 있는 사실을 왜곡해 공격하는 걸 흑색선전이라 한다"고 비판했다.
|
|
|
▲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 경선에 출마한 후보 6명이 28일 오후 열린 1차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함께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유튜브 공식채널 제공 |
이날 TV토론회에서 또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기본소득'이다.
이재명 후보의 주요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포문을 연 것은 박용진 후보다.
박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향해 "기본소득이 공약이 아니라고 하다가 최근 공약 발표하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비꼬았다.
특히 박 후보는 "(이재명 후보) 본인이 '소멸성 지역화폐로 소상공인에게 지원해주는 효과가 있다', '내수진작의 경제정책이다' 이렇게 여러차례 말했다가 '푼돈이다', '외식수당'이라고 공격이 들어오니까 곧장 말바꿔 '차곡차곡 모으면 엄청난 목돈'이라고 하니까 '불안한 이재명', '우왕좌왕 이재명'이라는 얘길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는 "말을 바꾼게 아니고 가계에 연간 400만원 지원되면 그만큼 세이브될 여지가 있다"며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말이지 그걸 현금으로 쌓는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이날 또다시 충돌했다. 바로 재난 지원금과 관련해서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재난 지원금에 관해) 이 지사는 날치기라는 말씀을 했다. 그게 온당한 주문인가 싶다"고 물으면서 "이 지사는 국회에 대한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듯하다. 전국민 재난 지원금에 여야가 합의했다가 야당이 번복하니까 왜 합의를 번복하냐고 야당을 비판했다가 어제는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합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말을 바꾼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다. 재난지원금은 보편 지원이 맞다. 그 주장을 계속한 것"이라며 "오히려 후보님께서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자고 주장했다가 이후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자고 했다가 상황 바뀌면 사면하지 말자고 했다"고 응수했다.
이어 "언론개혁도 반대하다가 또 태도를 바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