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내년 3월9일 치뤄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진입했지만 걸어가야 할 길은 만만치 않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갈 선장을 뽑는 선거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대선정국 현실은 희망보다 회의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정책경쟁 실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에 미디어펜은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을 분야별로 소개해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부동산, 자본시장, 기업·노동, 에너지, 과학기술, 보육, 교육 등 전반적 정책을 톺아본다. [편집자 주]
[대선정책 톺아보기⑤-교육·보육]'이재명 "국가 책임제" vs. 윤석열 "선택 지원·공정"
내년 대선을 64일 앞두고 그동안 발표된 대선 후보들의 교육·보육 정책 공약들을 살펴보았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교육과 보육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는 기조 아래 안전한 등굣길, 초등학생 3시 하교제, 영유아 발달지원 서비스 전국 확대 등 국가 주도의 교육 보육 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달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보육 관련 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출산과 육아, 보육은 개인 책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출산은 개인이 선택하지만 보육·양육·교육은 완전한 국가책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이 발표한 공약 가운데 하나인 '저녁 7시까지 초등학교 돌봄'을 제공하는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3시 동시 하교제'는 초등학생들의 방과 후 돌봄 교실을 3시 수업 종료 후 오후 7시 까지 연장하는 제도이다.
이 후보는 "초등학교는 유치원, 어린이집보다 하교 시간이 빠르고 요일 별로도 들쑥날쑥하다. 아이들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바쁘고 부모님은 방과 후 스케줄 짜는 게 전쟁"이라며 "초등학생 3시 동시 하교제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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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미디어펜 |
부모님에게 등 떠민 등하굣길 안전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학부모의 무임 노동에 기댄 말 뿐인 봉사활동을 없애고 어린이 안전은 당연히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사회적 일자리를 활용하여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제도'의 확대를 통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덜어주고, 로스쿨 등 전문대학원생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학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전반적인 교육·보육 공약은 '국가 책임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영유아 정책에서부터 대학생 학자금 대출 확대 정책까지, 교육과 보육 분야는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국가의 책임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돌봄위기와 고립을 넘어 모든 아이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약자 중심의 '선택적 지원'과 '공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부모 가족의 ‘자립, 학대위기 아동∙청소년의 신속한 발굴 및 보호,‘ 나홀로 돌봄 청소년’의 부담 완화 등의 교육·보육 정책을 내놨다.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모든 아이가 소중한 사회’ 공약 발표에서 “돌봄위기와 고립이 아동과 청소년의 인생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서든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탄탄한 복지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부모 가족의 ‘자립’을 위한 정책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한부모 가족 지원 증명서 발급기준을 현행 기준 중위소득 52%에서 100%로 상향하고 한부모 자녀 양육비 지원 기준을 현행 기준 중위소득 60%에서 80%로 상향(*자녀 1인당 월 20만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대위기 아동∙청소년들을 신속히 발굴해 그들이 신속히 보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윤 후보는 이를 위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대폭 증원하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 장기적으로 많은 현장 전문가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교육 관련 정책에서는 공정한 입시제도와 취업 절차를 강조하면서 '공정'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공정한 입시제도와 취업 절차를 위해 "입시비리 암행어사제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대학 정원 축소, 관련자 파면 의무화 등)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내년 대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교육·보육 정책을 비교해 본 결과, '국가 책임'을 강조한 이 후보와는 달리, 윤 후보는 '선택적 지원'과 '공정'에 초점을 두고 있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안철수 "한국형 전일제 도입" vs 심상정 "아동청소년부 신설”
여야 양강 대선 후보에 이어 제3지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심상정-안철수 후보도 각자의 교육 공약과 보육 공약을 내놓으며 지지율 호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청년공약5호'를 통해 보육 국가책임제, 독일식 전일제 교육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전일제 학교 교육시스템, 출산 국가책임제 등을 약속했다. 또, ‘오후 7시 전일 보육제’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오후 7시 전일 보육제’는 정규 교육 이후 저녁 7시까지 학교가 아이들에게 취미 활동과 휴식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외국어 교육 등 양질의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성들이 보육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경력 단절로 이어지는 문제 점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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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안 후보는 새해 첫날에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른 후 정시 지원 전 이용하는 '모의지원 프로그램' 지원과 대학 입학 시스템 개혁을 담은 교육 공약도 발표했다. 현재는 수험생들이 사설 입시학원 등이 운영하는 모의지원 프로그램에 돈을 내고 합격 가능성 등을 가늠하는 상황이다.
그는 "모의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이것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수능성적을 기입하면 지원 등수와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교육부나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직접 지원하거나, 기존 (사설) 사이트에 비용을 보조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노동을 대표하는 정당의 대선 후보답게 '노동'에 초점을 맞춘 교육·보육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일하는 시민 모두가 행복한 육아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국민육아휴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2021년 출생아 100명을 기준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의 부모는 여성21.4명, 남성 1.3명에 그쳤다"며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을 통상급여의 80%로 인상해 1년간 지급하고 육하유직자 기존 급여의 1.5배인 '대체인력평등수당'을 신설해 육하유직 사용률을 높이겠다고 했다.
지난 2일에는 아동청소년부를 신설해, 청소년들이 직접 행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공약도 발표했다. 또, ‘청소년 무상대중교통’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청소년 의제들이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로 파편화돼서 청소년들이 꿈과 미래와 큰 거리가 있다”며 “청소년들의 인권, 꿈과 미래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부처에 아동청소년부를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소년 무상대중교통을 지역부터 시작하겠다”며 “이동의 자유와 함께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내 공유공간을 확대하고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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