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국내 OTT사업자들인 ㈜티빙이 ㈜케이티시즌(이하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심사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 31일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이 해당 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OTT(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서비스 시장 및 OTT에게 공급되는 각종 컨텐츠들의 공급시장 등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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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티빙과 시즌은 OTT 시장에서 컨텐츠 중심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컨텐츠 수급 및 제작역량을 확보해 OTT 구독자들에게 매력적인 컨텐츠들을 제공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티빙은 기업집단 CJ 소속이고 시즌은 기업집단 KT 소속인데, 이 건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형태이므로 합병 OTT는 CJ소속이 됨으로써 KT와는 계열관계가 사라지게 된다.
CJ에는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등의 회사도 소속돼 있는데, 이들은 OTT, 방송사 등을 대상으로 각종 컨텐츠를 제작·납품 또는 방영권을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심사에 있어 △OTT 서비스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구독료 인상 우려가 있는지 △합병 OTT 계열사들(CJ 계열사)이 컨텐츠를 합병 OTT에만 공급해 경쟁 OTT가 컨텐츠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지 △반대로 합병 OTT가 자신의 계열사로부터만 컨텐츠를 배타적으로 공급받아 다른 컨텐츠 공급사들의 판매 경로가 차단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심사 결과 공정위는 구독료 인상과 관련한 우려는 없다고 보았다. 티빙, 시즌의 ‘유료구독형 RMC(ready-made-contents, 기성 제작 컨텐츠) OTT 서비스 시장에서의 점유율 합계는 약 18% 수준에 불과해 양 사가 합병하더라도 1위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 시장은 월 일정 구독료를 징수하면서 RMC를 공급하는 OTT들이 경쟁하는 시장으로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 시즌 등이 주요 사업자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OTT 구독료 10% 인상 시 49%에 달하는 구독자들이 해당 OTT의 구독을 취소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가격 탄력적인 수요여건 속에서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배타적 컨텐트 공급과 관련해서도 공정위는 그러한 우려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CJ 계열사들은 OTT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납품 △방송컨텐츠 방영권 판매 △영화 배급 등 각종 컨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 기존에 경쟁 OTT에 공급하던 컨텐츠 공급을 중단에 따른 매출 포기 규모(매출액 중 3분의 2)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만일 CJ 컨텐츠를 공급받지 못한 경쟁 OTT의 구독자들이 대거 합병 OTT로 이전한다면 합병 OTT의 이익이 크게 증가해 위 매출포기분이 상쇄될 가능성도 있으나, 경제분석 결과 그러한 대거 이전이 발생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설령 CJ 계열사들이 배타적 공급을 강행한다 하더라도 경쟁 OTT 입장에서는 수많은 대체 공급선이 존재하므로 컨텐츠 공급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도 낮다고 보았다.
반대로 합병 OTT가 CJ계열사들의 컨텐츠만 구매·납품받고 타 공급업자들의 컨텐츠를 수요하지 않을 가능성도 검토됐지만, 공정위는 이 역시 우려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정 OTT의 지속이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컨텐츠 다양성은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합병 OTT가 CJ계열사들의 컨텐츠만 수요함은 컨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타 OTT 대비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공정위는 해당 행위의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티빙, 시즌 간 기업결합은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는 없으면서도 양질의 컨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컨텐츠 제작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합병OTT 출범으로 이어지므로 궁극적으로는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합병 OTT는 넷플릭스, 웨이브 등 기존의 시장점유율 상위 사업자들과 보다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그에 따른 OTT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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