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 간 공식 회담이 중단된지 4년을 넘겨 최장기 대화 단절을 기록할 전망인 2023년 내년 남북 및 북미 관계는 본격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 강대강 대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통일연-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북한은 핵실험을 자제하면서 적절하게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서 위기조성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국면을 전환시킬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내년에도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고 원장은 “지금 북한은 북미 간 대결구도가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고, 정면대결을 말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위기관리와 충돌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는 돌발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정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기 통일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북한은 (우리정부의) 방역협력이나 인도협력 제안에 대해서도 (남북관계에서) 비본질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태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윤석열정부의 대화 제의 방식에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어 김 실장은 “내년에도 한미훈련 및 북한군의 훈련 일정에 따라 긴장고조 상황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또 미중 경쟁과 미러 대립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한반도 정세는 상당히 위태로운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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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통일연-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16./사진=미디어펜 |
홍민 통일연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내년에 ‘북한식 양탄일성의 완성’을 목표로 무기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핵폭발 능력 신장, 핵투발 수단(전략핵+전술핵), 군사정찰위성의 3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내년에 ICBM 실전 운용성, 군정찰위성 발사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연초부터 서해위성 발사장 리모델링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다수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목표로 한 행보로 보여진다”면서 “여기에 필요하다면 핵폭발 능력을 정밀화하기 위한 핵실험도 고려할 것으로 보이지만 핵실험은 정치적 파급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타이밍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은 2023년을 정권수립(9.9) 75주년과 전승절(7.27) 7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로 규정했다”며 “특히 전승절에 대미억제력을 과시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중국 및 러시아의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대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 시기를 신중하게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민 실장은 “북한이 북중 및 북러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이 미칠 파장, 기술적 필요, 정치적 실익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감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군사·기술적으로도 이미 전술핵 보유와 작전화를 공언함으로써 핵실험을 당장 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북한은 미국 본토, 미군 주둔지, 전시증원 루트, 확장억제력 등을 교란할 수 있는 전술적, 전략적 가치가 큰 전술핵, 전략핵 투발수단, 정찰위성, SLBM, 무인기 개발에 나서는 것이 당장 한미 확장억제력 대응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고, 대미 억제력 및 협상력을 높이는데 효용성이 높다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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