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개장 23년 만에 폐업할 처지에 놓은 경기 고양시 화정버스터미널이 재건축이 어려워 도심 흉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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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정터미널 홈페이지글./사진=캡처 |
연합뉴스는 28일 고양시 관계자를 인용, 화정터미널 운영사 '우리기업'이 심각한 경영난과 건물 붕괴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달 사업 면허를 반납하고 폐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지하철 3호선 화정역과 인접한 지하 1층·지상 2층의 이 터미널은 1999년 6월 개장한 이래 운행 노선을 점차 늘려 전국으로 확대하고 시외버스 운행도 병행했다. 하지만 2012년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고양종합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이용객이 급감해 중간 경유지 승하차장 기능만 하다가 폐업을 맞게 됐다.
우리기업이 승차권 창구를 자동 발권기로 대체하고 운행 노선을 줄이면서 적자 만회에 진력하느라 건물 관리에 소홀한 탓에 사고 위험이 매우 커졌다. 폭우가 내리면 옥상 등을 통해 빗물이 스며들고 외벽 외장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붕괴 징후가 빈발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 폐업 이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20여 명이 건물을 소유해 단일 의견 도출이 힘든 데다 주차장 부지를 상업 용지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터미널이 미개발 상태로 방치되면 도심 흉물로 남아 인근 상권과 관공서, 문화시설 등의 동반 침체가 뻔한데도 대책은 마땅찮다.
시는 일산동구 출판단지 용도를 주상복합용으로 바꿔 요진개발에 수천억 원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의식한 듯 터미널 개선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하루 평균 50명씩 터미널을 이용하는 덕양구 화정·원당·고양 등 주민의 교통 편의를 고려해 폐업 이후에도 주변에 임시 정류소를 만들어 경유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덕양구청에서는 최근 경기도·고양시 의원과 대학교수, 시청 간부 등이 터미널 상권 활성화를 위한 토론을 벌였으나 견해 차이만 드러낸 채 합일점을 찾지 못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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