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격리 의무화는 남아도는 쌀 더 만들라는 것.... 쌀 값 하락 부추겨”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가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자,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국내 농업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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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농식품부 |
정 장관은 먼저 “국회 농해수위는 과거부터 여야 구분 없이 우리 농업의 발전과 농업인의 소득 안정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어 왔고, 정부도 지금까지 국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경우 농해수위의 전통은 사라지고 일방의 주장만이 반영돼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농업계의 주요 단체들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하고 재고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이 이뤄지게 돼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추진했던 그동안의 많은 노력들을 수포로 만들 것”이라며 “남는 쌀을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공급과잉과 불필요한 재정부담을 심화시키고 쌀값을 오히려 하락시켜 농업인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왜 법 개정을 강행하는지 안타까움을 느끼며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농업인이 쌀 생산을 유지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쌀 공급과잉 구조가 더욱 심화돼 쌀값은 계속 하락할 것 △미래 농업에 투자해야 할 막대한 재원 증발 △밀, 콩 등으의 생산 전환을 막고 남아도는 쌀을 더욱 생산하게 됨 △타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했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쌀은 2030년에는 60만 톤 이상 초과 공급되고, 쌀값도 현재보다 8% 이상 낮은 17만원(80kg) 초반에서 정체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또한 격리 의무화에 따르는 재정부담은 연평균 1조 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청년 농업인, 스마트 농업 육성과 같은 미래 농업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해야 할 예산이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이와 함께 다른 품목에서도 쌀처럼 격리 의무화, 국가 수매제와 같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가 커질 것이며 이는 다른 농축산물에 대한 지원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한편 정부도 올해 역대 최대 물량인 45만 톤 시장격리 대책을 발표한 직후, 산지 쌀값은 가장 큰 증가 폭인 16.7% 상승하며 반등했으며 현재 80kg당 18만 6000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정 장관은 “수급균형과 쌀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부는 가루쌀 재배 확대,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등을 통해 적정생산과 쌀 수급균형을 회복하고 일시적인 수급 불안에 대해서는 농가경영이 불안하지 않도록 과감한 시장격리를 추진할 것”이라며 “쌀 산업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개정안에 대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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