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첫차 동시 3대…승객들 출발시간 ‘3시 50분’ 소원
오세훈 시장과 협의…서울시 실무자 “이달 중순쯤 실현될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우리 같은 사람들은 새벽 1분이 아쉬워요. 오피스 직원들 나오기 전에 청소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강남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냅다 뛰어야 해요.”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3년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서울 상계동에서 4시 5분에 출발하는 146번 시내버스 첫차를 타고 새해 첫출근하는 시민들을 만난 이유이다. 146번은 상계동~강남역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로 ‘새벽 만원버스’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시내 373개 버스 노선 중 새벽 승객이 특히 많은 10개 노선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 노선만 유일하게 첫차가 3대 동시에 나간다. 주로 서울 강북 주택가에서 강남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청소 및 경비 근로자들이 애용한다.

그런데 146번 버스 첫차 승객들에게는 첫차 출발시간을 15분만 앞당기는 것이 소원이다. 심야버스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간선버스라서 동네마다 서지 않아 택시를 추가로 타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리실 관계자를 만난 146번 버스 승객은 “첫차를 3대로 증차해줘서 참 고맙지만, 증차만으로 부족하고, 시간도 꼭 좀 당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새벽 146번 서울시내버스를 타고 승객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1.2./사진=총리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한 총리는 지난 연말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꼭 좀 해결해보자”고 했고, 오 시장도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실무자들이 협의에 나섰고, 아직 노사협의가 남은데다 버스기사도 추가 채용해야 하지만 이달 중에는 첫차 시간을 3시 50분으로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이날 한 총리는 146번 버스 차고지의 기사 대기실을 찾아 강추위 속에서 첫차 운행을 준비 중인 버스기사들과 운수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 총리는 코로나19와 한파, 고유가 와중에도 버스기사들의 노고 덕에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터와 집을 안전히 오갈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새벽 146번 서울시내버스 승객들과 기사들에게 선물한 토끼 모양 포장지에 든 핫팩. 2023.1.2./사진=총리실

이후 한 총리는 146번 버스 첫차에 올라 승객들과 새해인사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한 총리는 “승객들이 첫차 출발 시간을 좀 앞당겨주기를 바란다는 보고를 실무자들에게 듣자마자 오세훈 시장님과 통화했고, 오 시장님이 흔쾌히 도와주셔서 잘 해결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오 시장은 한 총리의 뜻에 공감해 146번 버스 첫차 시간을 현행 4시5분에서 3시50분으로 15분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총리와 함께 146번 버스에 탄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노사 협의와 운전기사 채용절차를 거쳐 이달 중순쯤 순조롭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총리실 공보실 직원들이 토끼 모양의 포장지에 싼 핫팩을 146번 기사들과 승객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