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가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당초 ‘북한 무인기의 P-73 진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5일 1주일여만에 기존 판단을 뒤집었다.
5일 군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대응책을 보고한 자리에서 북한 무인기 1대가 P-73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반경 3.7㎞ 구역으로, 용산뿐 아니라 서초·동작·중구 일부를 포함한다.
군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에 진입한 적(북한)의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비행금지구역 북쪽 끝 일부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구체적인 항적에 대해서도 군사보안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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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 국방부는 이날 무인기 조사결과 및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2017.6.2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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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 일대 사진을 촬영했을지 여부에 대해 당시 북한 무인기에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서 사진촬영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정보로서의 가치는 크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의 P-73 진입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배경에 대해 “앞서 예하부대의 보고 자료에 (북한 무인기 추정 항적이) 없었으나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에서 점검을 나가 앞선 보고에서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던 항적 몇 개를 하나씩 면밀히 찾아보니 북한 무인기 항적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 다음날인 12월 27일부터 당시 현장 대응 작전에 참여한 부대 등을 상대로 작전 상황 전반을 점검했다.
우리군은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이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투기·헬기 등 공중전력 20여대를 투입해 총 5시간여에 걸쳐 작전을 펼쳤는데도 무인기를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해 작전 실패 논란이 불거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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