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021년도 핵물질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보유량을 20여㎏ 늘렸다는 국방부의 평가가 나왔다. 이로써 북한은 기존 50여㎏에서 20㎏ 늘어난 70㎏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현재 기술로 핵탄두 11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국방부는 16일 이 같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수정 기재한 국방백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을 6년만에 적으로 규정했다.
이번 국방백서는 윤석열정부에서 처음 발간한 것으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한 것은 2016년 국방백서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는 ‘북한은 적’ 표기에 대해 “북한의 대남 전략,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및 군사적 위협과 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미 2022년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한 바 있다.
국방부는 또 지난 백서에서는 ‘영변’만 표기했던 북한의 핵시설 장소에 대해 이번 백서에서는 ‘영변 등 핵시설’이라고 표현해 영변 외 다른 지역도 포함시켰다.
백서에 “북한은 전략적 공격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핵, 탄도미사일, 화생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핵 분야는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해왔다”고 썼다.
실제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시설이 있는 장소에 대해 영변을 포함해 평양 인근 강선 등 최소 2곳의 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 북한이 지난 2년간 시험발사했거나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 전력들을 추가로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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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 무기가 등장했다. 2023.2.9./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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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300㎞ 이내의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사거리 1000㎞ 이내의 고중량탄두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계열,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등이다.
국방부는 북한군 전체 병력 규모를 약 128만명으로 추산했다. 각 군 별로 살펴보면 육군 약 110만명, 해군 약 6만명, 공군 약 11만명과 주요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이 약 1만명)이다. 한편, 한국군은 약 50만 명(육군 약 36만5000여명·해군 약 7만여명·공군 약 6만 5000여명)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일본을 ‘가까운 이웃국가’로 표현했다.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국가”라고 평가했다. 지난 2020년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그냥 ‘이웃국가’로만 표현했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등 현안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한·일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백서에는 한국과 중국, 한국과 러시아 간 협력 방안도 담겼다.
국방부는 중국에 대해서는 “한·중 인접 해·공역에서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국방 당국 간 다양한 회의를 통해 소통을 지속하고 있으며, 작전부대간 직통전화를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 국방 당국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 및 국방 교류협력을 강조하면서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러 관계에 대해선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향후 국제사회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구축 노력 등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서 ‘한·러 국방협력에 관한 협정’에 따라 단계적·안정적 발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와 관계에 대해 “군용기의 KADIZ 진입, 중·러 해상·공중연합훈련 등 우발적 충돌의 잠재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 분야에서의 소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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