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의 판결금 참여는 제외
일본정부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표명할 전망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책을 이르면 6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가 밝힌 ‘제3자 변제’ 방식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모금을 통해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피고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해결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일 간 징용 배상 문제 협상에서 관건은 피고기업의 배상 참여 여부였다. 따라서 정부의 최종안 발표에서 일본기업의 기금 참여가 배제될 경우 국내 여론의 향방이 주목된다. 

우리정부의 발표 이후 일본정부도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어서 그동안 한국이 촉구해온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어느 정도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4일 한국정부가 징용 배상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일본정부가 과거 역사 반성이 담긴 담화 계승을 표명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8.4./사진=외교부

요미우리신문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일본정부는 과거 담화 및 공동선언을 계승하는 것이 기존 입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차원에서 한일협력사업의 창설을 위해 회원기업에 자금 협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 협력사업에 대해 징용 배상과 별개로 한국인 유학생을 위해 장학금 지급 등을 상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동안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원고에 대한 판결금 지급은 청구권 자금 수혜를 입은 국내기업의 기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일본기업은 한국인 유학생 등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 모금에 나서 징용 배상 문제와 별개로 한일 간 협력의지를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강제징용 배상 해법 도출 과정에 외교부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실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한일 외교당국간 막판 이견 조율에 난항이 거듭되면서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 등에 따라 우선 양국이 이행 가능한 수준에서 해법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후속 협의를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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