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지난해부터 건설업계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공포가 불어닥쳤지만,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인 삼성물산은 ‘무풍지대’에 머물러 있다. 사업 안정성이 높은 정비사업 위주로 전개하는 데다 유동화증권 만기가 길고 분산되어 있어 우발채무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신용보강으로 자산유동화사채(ABS) 등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사업장은 6곳으로 모두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다. 삼성물산이 이들 사업장에 지급보증을 제공한 규모는 총 1조 7221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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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지급보증 주택 사업장./출처=삼성물산 사업보고서 |
지급보증을 제공한 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반포아파트(제3주구) 주택재건축 사업’이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아파트 2091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으로 SPC인 큐브반포유동화전문과 큐브반포제이차유동화전문이 각각 4000억 원과 1000억 원의 ABS를 발행했다.
이어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4350억 원 △부산시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3100억 원 △부산시 연제구 거제2구역 재개발 2191억 원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1500억 원 △경기도 수원시 권선113의6구역 재개발 1080억 원이다.
사업장별 지급보증 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이지만, 모두 재건축 또는 재개발 프로젝트로 일반 도급공사나 자체사업보다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합원들의 분담금으로 사업비를 납부하고 현장들이 수도권 또는 대도시에 있어 미분양에 대한 우려도 낮기 때문이다.
또한 1년 이하의 짧은 만기로 발행되는 유동화증권(ABCP, ABSTB)이 아닌 사업 진행 계획에 맞춰 만기를 정할 수 있는 ABS로 차환 부담도 적은 편이다. ABS는 금융감독원 공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만기 설정이 자유롭고 감독 당국을 거쳐 투자자 보호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 사업장 유동화증권의 만기도 19~58개월로 만기구조가 장기화돼 있다. 올해 1조 212억 원, 2024년 1500억 원, 2025년에 56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기본적으로 진행 중인 주택현장이 많지 않고. 주택사업에서도 정비사업을 위주로 추진하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 부동산 PF 차환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당사에는 영향이 없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수주잔고 27조 5955억 원 가운데 주택사업은 5조 4619억 원으로 비중이 19.8% 수준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2015년 12월 이후 5년간 준법 경영 등의 이슈로 국내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에 복귀해서도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클린수주’를 원칙으로 삼고 선별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주택부문에서는 선별적 수주전략을 펼치면서 하이테크, 신재생, 중소형모듈원전(SMR)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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