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기존 저출산 정책을 철저히 평가하고 실패한 정책은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아이들을 국가가 확실히 책임진다는 믿음과 신뢰를 국민께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과 자아실현의 목표가 동시에 만족되도록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목표 하에 과감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강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는 중요한 국가적 어젠다"라며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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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12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지난 15년간(2006~2021년) 종합계획을 만들고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0.78명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에 대해 "복지, 교육, 일자리, 주거, 세제 등 사회문제와 여성 경제활동 등 사회문화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정부 지원과 문화적 요소, 가치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다양한 접근이 요구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에 있는 제도 역시 실제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현행 제도를 점검해서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 문화 전반의 변화를 위한 민간의 동참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 등 노동 약자 중 다수는 현재 법으로 보장된 출산, 육아, 돌봄 휴가조차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출산, 육아하기 좋은 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정책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돌봄과 교육, 유연근무와 육아휴직의 정착, 주거 안정, 양육비 부담 완화, 난임부부 지원 확대 등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지원을 빈틈없이 해나가면서 우리 사회가 저출산으로 가게 된 문화적 요소, 삶의 가치 측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보다 더욱 행복을 키워주는 문화,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는 문화로 많이 바뀌어 나가야 한다"며 "그러한 측면에서 마을 문화, 공동체 문화도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는 단기 일회성 대책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세밀한 여론조사, FGI 등을 통해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민간위원들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좋은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원장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는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위원장인 대통령과 민간 전문가, 7개 부처 장관 등 총 2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워킹맘 등 정책 수요자의 목소리와 위원회 운영 방향을 담은 영상을 시청한 후, 김영미 부위원장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과제 및 정책 추진 방향'을 보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