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되며 대한민국 수출 버팀목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선업계가 꾸준한 수주호황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호황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지만, 지속되는 인력난은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힘든 요인이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에 투입할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잇달아 확대하고, 나아가 금융지원 강화를 통해 빅사이클에 진입한 조선업 호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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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제공 |
◇물 들어온 조선업계,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은 올 1분기 세계 선박시장 수주액의 40%(94억달러)를 차지하며 세계 1위 수주실적을 달성하고, 수주잔량도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3868만 CGT(표준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특히 고부가·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는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세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어 저가 수주로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8424억 원, 영업손실 19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9% 늘었난 반면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의 하자배상 청구에 대해 런던 중재재판소가 결정한 707억 원 배상금액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한 것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2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들은 1분기 매출 1조6051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직전 분기 3358억 원 적자를 감안할 때 올해 1분기 3554억 원 가량 개선한 것으로 나타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부터 친환경 LNG운반선 등 고선가 선박의 건조 물량이 늘면서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한화그룹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도 417억 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직전분기와 비교해 큰폭으로 적자를 개선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고 한화그룹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전보다 공격적인 수주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조선업 호황은 중형 조선사들 역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산업의 2023년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18% 이상 높아진 215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조선산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민간의 기술력 향상과 경영 노력을 뒷받침해, 조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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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업계 지원방향. /사진=산업부 SNS |
◇돌아오지 않는 '인력'…정부 '지원사격'
현재 조선업계에 대두되는 가장 큰 현안은 인력 부족이다. 이에 산업부와 법무부는 수차례에 걸친 외국인력 도입제도 개선과 인력양성 사업을 실시했으며, 1분기까지 약 5500여 명의 추가인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일감 확대로 올해 말까지 인력 1만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인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기능인력(E-7) 4000명, 저숙련인력(E-9) 3000명, 내국인력 2500명 등 총 9500명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창양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법무부, 고용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1분기 만에 5500여명을 확보해 인력수급에 활로가 됐다"며 "부처간 협조 등을 통해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조선산업 첨단기술의 초격차 확보를 위해 1800억 원을 투자한다. LNG, 전기 추진선 기자재 국산화 등 친환경선박 기술에 1391억원, 자율운항·미래선박 기술에 221억원, 디지털 전환에 205억 원을 투자한다.
이외에도 수주 활성화를 위해 서울신용보증 등 3개 기관의 선수금환급보증(RG) 신규공급, 금융기관의 중·대형사 RG 발급 총력지원, 무역보험공사의 중형사 특례보증 2000억 원 규모로 확대, 조선산업의 고부가 구조 전환을 위한 RG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포함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여서 남겨진 큰 프로젝트 등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며 "다만 이어지는 수주를 소화할 인력확보가 중요한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업황이 불황을 이어오는 동안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다른 업계와 비교해 임금 등 격차가 있다"면서 "용접 등의 인력이 타 업계로 넘어가 사실상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해외 인력 수급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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