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월의 정신 10차례, 자유 9차례, 자유민주주의 6차례, 실천 3차례, 민주주의 2차례, 인권 2차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언급한 주요 단어다.
윤 대통령이 이날 기념사에서 그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바로 '오월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실천하느냐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항거, 오월의 정신이 43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피(민주 영령들의 희생)로써 지켜냈다고 규정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것"이라며 "광주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아울러 '오월의 정신'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칭하면서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명령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는 안팎의 도전에 맞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오월의 정신을 말하기 부끄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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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8일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월의 정신'의 완성까지 언급했다. 바로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와 창의, 그리고 혁신을 통해 광주와 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며 "저는 광주와 호남이 자유와 혁신을 바탕으로 AI와 첨단 과학 기술의 고도화를 이루어내고 이러한 성취를 미래세대에게 계승시킬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오월의 정신으로 위협과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실천하며 창의와 혁신의 정신으로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의 번영을 이루어 내야 한다"며 "그것이 오월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고 민주 영령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수록에 대해 정확히 의사 표현하지는 않아, 향후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오월의 정신'에 대해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바 있다. 실제로 이는 대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측 모두의 공약이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며 "그 뜻을 잘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17일 "윤 대통령이 의지와 일정을 제시하기만 한다면 여야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향후 원포인트 개헌의 걸림돌은 국민적 합의와 절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과 맞물려서 원포인트 개헌이 가능할지 여야가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야당의 국면 전환용 꼼수가 아니라 정당한 과정을 통해 헌법을 개정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윤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대로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에 수록하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