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사명변경·새 경영진 선임안 승인…김동관 기타비상무이사
한화, 오늘 주금납입 완료하면 대주주로…인수작업 완료
노조이슈 마무리 국면…희망찬 새출발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빅3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45년의 긴 역사를 마무리하고 한화그룹의 조선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새로운 여정에 들어간다. 

한화오션은 한화와 함께 LNG선박 기술력과 특수선박 분야의 기술력을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화의 방위산업에 일조하며 새로운 여전에 들어간다. 더욱이 난항이 예상됐던 노조와의 협상도 마무리단계에 들어가며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이뤄갈 것으로 전망된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대우조선해양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등 9명의 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안건도 무리 없이 가결됐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로 간판이 바뀌는 것은 45년 만이다. 지난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은 2002년부터 사용했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다. 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도 함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차기 한화그룹의 수장으로 꼽히며 현재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사진의 일원으로 합류,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외이사로는 미국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의 아들 조지 P. 부시(마이클 앤 프리드리히 로펌 파트너),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 현낙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봉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참여한다.

주총에 이어 이날 중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에 대한 2조 원 규모 유상증자 주금납입을 완료하면 지분 49.3%로 대주주가 되고 인수 절차는 최종 마무리된다.

한화그룹은 잠수함, 구축함 등 대우조선의 특수선 분야 역량을 흡수하며 기존의 항공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분야까지 더해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몸집을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의 꿈을 달성하는데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데다, 산업은행이 한화의 대금 분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KDX-I 양만춘함.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이후 대우조선 인수에 재도전한 한화는 지난해 9월 정부 논의를 통해 인수 주체로 다시 선정됐다. 해외 경쟁당국 승인을 거쳐 올 4월 최종 관문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까지 통과했다.

공정위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로 함정과 함정 부품 등 방위산업 제품 입찰 과정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등 3개 조건을 내걸고 인수를 승인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경영 정상화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적자 규모를 줄여오기는 했으나, 올 1분기에도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858%에 달한다.

한편,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과정이 발생한 노조가 돌연 지급을 요청했던 위로금도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일단락됐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과정에서 가장 예민할 것으로 지목됐던 노조이슈가 해결국면을 보이며 예상보다 빠르게 한화오션의 경영 정상화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실무협의체를 열고 매출 목표 달성 때 기준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위로금을 요구한 것에 대해 사실상 조건부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성과급은 올해 매출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내년 초에 지급할 예정이다. 구체적 목표치는 앞으로 양측이 다시 정할 계획이다.

또 한화그룹의 장기근속 포상제도도 기존 대우조선 노동자들에 적용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10년 근속자에게 본봉 50% 포상금과 순금 10돈, 휴가 3일을 주고 2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320만 원과 순금 20돈, 휴가 5일이 제공하고 있다. 3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440만 원과 순금 30돈, 휴가 7일이 제공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실무협의체에서 성과급 지급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은 맞다"며 "향후 선언문 작성 등을 통해 5월 내 마무리할 계획이고 한화와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오션의 미래를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