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29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2개월 만의 '중폭 개각'을 발표했을 때, 정작 가장 큰 관심은 발표에서 제외된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에 쏠렸다.
이 자리는 장관급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할 뿐더러,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던 정치권 '핫이슈'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장인데, 여러분 기대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인사라는 것이 보통 할 때 보면 고려할 사항도 많고, 어차피 지금 비어있으니까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전체적인 개각 총평에서도 "언론에서 하마평이라든지 많아서 당혹하기도 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필요에 따라서 사람을 바꾼다, 1년이 지나가니까 앞으로도 필요한 인사가 있으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향후 언제라도 타이밍을 봐서 순차 개각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실제로 차기 방통위원장 지명의 '타이밍'은 중요하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의 임기 만료일이 오는 7월 31일이기 때문에 그 직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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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리 임명하면 청문회를 2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전 위원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지명하고 국회 청문 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외적으로 본보가 취재한 바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했고 이 인선 자체가 흔들릴 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차 개각을 통한 장차관 인사 '속도 조절' 차원에서 방통위원장 지명 타이밍을 늦춘 것이고, 칼날 검증을 벼르고 있는 야당에 대비해 이동관 특보에게 좀 더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김효재 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시행령 개정도 진행하고 있어, 이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방통위원장 이슈를 더 크게 키울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또한 방문규 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다고 떠오른 산업부 장관 교체도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산업부 장관 순차 교체는 차기 방통위원장 지명과 함께 발표될 공산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끝까지 반대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더라도 강제성이 없다. 윤 대통령 결단으로 이 특보를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기에 무리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방송 장악'에 앞장섰던 인사라는 비판도 야권의 편향적 시각이다. 윤 대통령이 오히려 자신의 국정철학에 맞는다는 이유로 거리낌없이 임명한다면 하등의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